구석구석 먹거리(592)
-
어쩌면 당신은 꽃밥을 닮았네요?
천황식당은 진주중앙유등시장 가까이 있는 노포다. 1915년부터 장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4대째 대를 이어 진주비빔밥을 계승해 오고 있다. 선짓국을 곁들여 먹는 진주비빔밥이 대표 음식이다. 석쇠불고기, 육회, 선지해장국(오전 6시부터 오전 9시까지 판매한다), 콩나물국밥도 맛볼 수 있다. 영업시간은 06:00~21:00(마지막 주문 20:00)이며 연중무휴다. 진주중앙유등시장을 구경하며 골목을 지나 천황식당 앞에 다다른다. 진주 여행하며 몇 차례 와 어렵지 않게 찾았다. 식당 입구엔 자동차 한 대가 서 있다. 현대자동차 포니 픽업이다. 예스러운 식당 건물과 어우러져 옛날 감성을 물씬 풍긴다. 식당 건물은 한국전쟁 때 폭격으로 무너져 새로 지은 뒤 현재까지 보존하며 사용 중이다. 오래된 목조 와가로 온돌과 ..
2025.01.06 -
비움은 묵직함으로 마음에 저장된다
충남식당은 거제 고현종합시장 안에 있는 국밥 전문점이다. 거제 주민들이 즐겨 찾는 식당으로 알려져 있다. 내장국밥, 순대국밥, 섞어국밥, 내장국, 순댓국, 섞어국을 판매한다. 특이하게 초등학생까지만 먹을 수 있는 어린이 국밥과 5세까지만 주문할 수 있는 애기국밥이 메뉴로 있다. 매주 화요일, 매달 셋째주 일요일은 쉰다.자리에 앉아 보리차 한잔을 마시며 메뉴판을 살펴본다. 섞어국밥(내장+순대)을 주문한다. 소주는 1인 1병만 판매한다는 문구가 눈에 띈다. 원산지 표시판을 보니 국밥에 사용하는 사골, 돼지 내장, 순대 및 쌀, 깍두기용 무, 고춧가루 등 모두 국내산 식재료를 쓴다. 국밥 맛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다. 잠시 후 뚝배기에 담은 섞어국밥과 신맛 덜한 깍두기, 짠맛 덜한 새우젓, 다진양념, 청양고추..
2024.12.30 -
그냥 ‘국수집’이에요?
‘국수집’은 서울 지하철 장한평역 2번 출구로 나와 500여m 직진 후 계종빌딩 방면 횡단보도를 건너 왼쪽으로 100여m 걸으면 나오는 조그마한 식당이다. 12시 조금 넘어 식당 건너편에 다다른다. 하얀 간판에 검은색으로 쓴 ‘국수집’ 글자가 도드라진다. 좀 더 가까이 다가간다. 식당 창에 착한가격 모범업소 엠블럼이 붙어 있다. 그 위로 분홍색으로 크게 쓴 ‘고기국수’가 눈에 띈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기 전에 입구에 붙은 안내문을 꼼꼼히 읽는다. “저희 국수집은 어머니 혼자 소소히 운영하는 사랑방 같은 작은 점포입니다. 욕심 없이 음식을 나누자는 마음이 전해진 건지, 최근 저희도 모르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많은 분들께 소개가 되어 갑작스럽게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부족함이 많고, 많은 ..
2024.12.23 -
피도 흐르지 않는 겨울의 참맛
[청어(靑魚)/박두진] 피도 흐르지 않는다소리질러도 안 들리고,끊어진 향수의 먼 바다.하늘에서 쏟히는쑤시는 햇살의 켜켜의 아픔.머리도 꼬리도 잘리운 채피도 흐르지 않는다. 박두진 시인이 수집한 푸른빛이 도는 머리만 있는 물고기 모양의 수석을 보고 지은 수석시(壽石詩) 청어(靑魚)이다. 청어(靑魚)라 이름 지은 수석을 보고 지은 시인의 숨은 뜻이 따로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시 내용만 보면 죽어 있는 청어가 향수의 먼 바다를 그리워하며 머리와 꼬리가 잘린 채 덕장에서 몸뚱이만 햇살에 꾸덕꾸덕 말려지는 청어 과메기의 모습이 연상된다.과메기는 겨울철에 청어나 꽁치를 바닷가 해풍에 쐬며 얼렸다 말렸다를 반복해 말린 것으로 경북 포항 구룡포 등 동해안 지역에서 생산되는 겨울철 별미이다. 원래 청어를 원료로 만들었으..
2024.12.12 -
대를 잇는 수수하고 따뜻한 온국수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용산전쟁기념관 관람 후 나왔다. 오후 3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었다. 6호선 삼각지역 횡단보도를 건너 '돌아가는 삼각지 노래비'를 보고 14번 출구 방향으로 향했다. 삼각지 대구탕집에서 친구와 오후 6시에 술 약속이 있었다.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국물 생각도 나고 출출한 속도 채우기 위해 ‘옛집국수’로 향했다.옛집국수는 6호선 삼각지역 14번 출구 나와 직진 후 좌측 골목길로 들어가면 있다. 창업주 할머니는 1981년 생계를 위해 국숫집을 시작했다고 한다. 창업주 할머니는 2023년 돌아가셨고 현재는 자녀들이 대를 잇고 있다. 멸치국물로 우려내 유부, 파, 다시마 고명을 얹은 잔치국수인 온국수(6,000원)가 대표 메뉴이다. 칼국수(7,000원), 비빔국수(7,000원), 콩국수..
2024.12.09 -
미더운 맛은 마음마저 달래준다?
옥야식당은 안동에서 가장 큰 중앙신시장 골목에 있다. 50여 년 넘게 자리를 지키는 전통의 국밥 노포다. 창업주 할머님이 정육점을 운영하며 국밥을 판 게 시작이었다. ‘안동시영할매선지국밥’이라는 상호와 ‘시영식육공판장’ 간판이 남아 옛 흔적을 보여준다. 선지와 다양한 한우 부위를 푸짐하게 담은 선짓국밥이 대표 음식이다. 취향에 따라 선지를 뺄 수도 있다.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시장통 국밥집이다. 술은 팔지도 않고 마실 수도 없다. 영업시간은 매일 08:30~19:00이며 명절 당일 휴무이다. 재료 소진시 조기마감한다. 선지국밥(10,000원) 단일 메뉴이며 포장 판매(45,000원)도 한다. 선짓국밥 식재료인 소고기(선지, 갈비뼈, 등뼈, 잡뼈, 갈비덧살, 양지뱃살)는 대부분 국내산(한우)을 사용한다..
2024.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