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74_영주_광진식당

2021. 7. 4. 06:06구석구석 먹거리/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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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경북 안동역 벽화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74_경북_영주_광진식당]

영주 하망동우체국 대각선에 위치한 노포 백반집이다. 3번의 뇌수술을 받으신 연세 74살의 주인 할머님이 운영하신다. 서글서글한 인상에 음식 솜씨도 좋으시다. 주인 할머님 건강 하실땐 은행나무 그늘 아래서 연탄불에 양념 주물럭과 고등어도 구워 판매 하였지만 지금은 몸도 아프시고 힘도 부쳐서 백반 단일메뉴만 맛볼 수 있다.

새벽 5시 30분부터 영업을 시작하며 아침은 밥과 국, 간단한 밑반찬이 나오는 백반을 내주고 점심땐 대접에 담은 보리밥에 밑반찬을 넣어 비벼 먹게 내준다. 국과 밑반찬은 매일 조금씩 바뀐다. 아침 문 여는 시간은 한결 같고 나머지 영업 시간은 사정에 맞게 운영하신다. 

내부 공간은 좌식으로 협소하지만 몸이 아프셔서 바쁠땐 일 도와 주시는 아주머니도 오신다. 손님은 대부분 현지 어르신들과 오래된 단골분들로 상도 나르고 밑반찬도 가져다 드신다. 


"더도 덜도 아닌 어머니 집밥"

백반(갓 지은 쌀밥에 얼갈이 배추된장국과 아침 일찍 만드신 밑반찬을 꽃 그림이 그려진 둥그런 양은 쟁반에 차려 내준다.

밥 한 술을 떠먹는다. 따뜻하고 고슬고슬하다. 어슷하고 투박하게 썬 도톰한 오이, 양파 등을 새곰, 매콤한 양념에 무친 오이무침, 보들보들 달금한 애호박 볶음, 김치, 밀가루 묻혀 찐 쫀득하고 칼칼한 고추찜, 조미김 등 밑반찬을 밥과 국에 곁들여 먹고 있으면 반숙한 달걀프라이를 부쳐서 내준다. 하얀 쌀밥에 올려 노른자를 살짝 터뜨려 비빈다. 고소하고 촉촉함이 밥알에 배인다.

된장, 멸치, 얼갈이배추 등을 넣어 끓인 된장국도 맛본다. 구수하고 시원하다. 얼갈이배추가 부드럽게 씹힌다. 어느 정도 먹다 남은 밥을 말아 먹는다. 밥알이 한알 한알 풀어지며 국물이 스며든다. 후루룩 떠넘기다 보면 금세 바닥을 보인다.

소박하지만 늘 찾는 아침 손님들을 위한 주인 할머님의 정성이 담긴 음식이다. 더도 들도 아닌 집에서 어머니가 차려주는 집밥이다.)


백반(보리와 쌀을 섞어 지은 밥에 통멸치, 된장, 부드러운 시래기 등을 넣어 끓인 시원하고 구뜰한 시래깃국을 내준다. 김치, 고추찜, 약간 신 총각김치, 조미김, 금방 부친 따뜻한 달걀후라이 등 밑반찬과 얼근하고 짭짤한 양념에 김치, 고등어를 넣어 조린 고등어조림 반찬을 함께 먹는다.)


백반(쌀밥에 짭짤한 집된장, 부드러운 얼갈이배추, 통멸치 등을 넣어 끓인 개운하고 구수한 우거지 된장국, 김치, 마늘종, 밀가루 묻혀 쪄낸 고추찜, 김 등 밑반찬과 달짝지근한 무와 부드러운 속살의 고등어를 넣어 졸인 고등어조림 반찬이 더해진 백반이다.)


영주산 콩으로 메주를 띄어 담은 짭짤하고 깊은 맛의 집된장이다. 다른 첨가제는 넣지 않고 염분을 낮추기 위해 양파를 넣었다. 상추에 꺼슬꺼슬 통통한 보리밥과 집된장을 넣어 쌈을 싸 먹는다. 다른 밑반찬이 필요 없을 만큼 맛깔나다.


백반(아침 일찍 나오셔서 지은 따뜻한 쌀밥에 된장, 통멸치, 우거지를 넣어 끓인 된장국, 마늘종을 넣은 멸치볶음, 삼삼하게 무친 나물, 부드러운 가지찜, 과하지 않은 양념의 시거나 무르지 않은 김치, 사각사각 씹히는 총각김치, 주문 후 바로 부쳐 주는 달걀프라이 등 밑반찬과 달금하고 약간 신 김치, 고등어를 넣어 졸인 고등어조림 반찬을 곁들여 먹는다.)


백반(보리, 쌀, 고구마 등을 넣은 밥에 된장, 호박, 고추 등을 넣어 끓인 된장국, 경상도 말로 콩가루 따림(다림)이라 부른다는 짭짤한 국물에 고소한 콩가루로 버무린 시래기 무침, 갓 나물, 깻잎, 양념 고추찜, 섞박지, 고추장, 비빔밥용 그릇에 담긴 콩나물, 무생채, 상추 무침 등 밑반찬과 짭짤한 고등어조림 반찬을 함께 먹는다.

자극적이지 않은 고추장에 비빈 비빔밥을 먹은 후 따뜻하고 구수한 숭늉으로 식사을 마무리한다. 속이 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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