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76_청주_집밥

2021. 7. 13. 05:59구석구석 먹거리/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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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경북 안동역 벽화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76_충북_청주_집밥]

꽈리고추, 가지, 오이, 호박 등 텃밭에서 자라는 여름 채소들이다. 땅힘과 햇볕힘을 오롯이 머금은 신선한 채소들은 여름 밥상을 책임지는 밑반찬으로 변신한다.


"어머니 손맛이 담긴 여름의 맛"

아침 밥상(어머니가 차려준 여름 아침 밥상이다. 

따뜻한 하얀 쌀밥에 집된장, 호박잎, 새우, 감자 등을 넣어 끓인 된장찌개를 중심으로 가지와 오이를 넣은 시원한 냉국, 갖은양념에 볶은 부드럽고 달금한 애호박 볶음, 쫀득하고 풋풋한 꽈리고추찜, 열무김치, 쌈장, 찐 호박잎 등 밑반찬이 차려진다. 

텃밭의 여름철 신선한 채소와 어머니 손맛이 더해진 집밥이다. 소박하나 누추하지 않은 여름 밥상이다.)


여름 밑반찬(여름 채소들이 밑반찬으로 변신했다. 호박의 어린잎을 찐다. 꺼끌꺼끌함이 덜해진 푸른 잎은 촉촉하고 부드럽다. 씹으면 심심하지만 향긋한 푸른 물이 입안에 고인다. 집된장에 청양고추, 깨 등을 넣어 묽게 만든 구수하고 칼칼한 쌈장과 따뜻한 흰 쌀밥을 싸 먹으면 그만이다. 여름 입맛을 돋우는 찐 호박잎과 쌈장이다.

풋풋한 꽈리고추에 밀가루를 묻혀 찐 후 간장, 깨, 고춧가루, 매실액 등 양념장에 버무려 참기름을 살짝 두른다. 부드러우면서도 쫀득쫀득한 식감에 맛있게 매운맛이 더해진 꽈리고추찜이다. 수고스러움이 담긴 여름 밑반찬이다.

채 썬 오이와 짙은 보랏빛 가지를 쪄 알맞은 굵기로 찢어 넣고 물을 붓는다. 식초, 매실액, 고춧가루, 집간장과 양조간장을 적당히 섞어 간을 맞춘 후 깨를 뿌린다. 새콤달콤 상큼한 국물에 매콤한 맛이 더해진다. 아삭한 오이와 국물이 배인 촉촉하고 부드러운 가지의 식감도 좋다. 여름 더위의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주는 수수한 여름 밑반찬이다.)


된장찌개(쌀뜨물에 멸치와 다시마를 넣어 우려낸 육수, 반달 모양으로 썬 애호박, 호박잎, 감자, 청양고추, 통통한 새우 등을 넣고 집된장을 풀어 끓인 된장찌개다. 김훈 산문 '라면을 끓이며'속 표현대로 '건더기는 국물속으로 우러나고 국물은 건더기 속으로 스며든다.' 우러남과 스밈은 깊은 맛을 낸다.

구수한 집된장 맛, 칼칼한 매운맛 청양고추, 물컹하고 달금한 애호박, 국물이 촉촉하게 배인 보들보들한 호박잎, 보슬보슬 고소한 감자, 탱글탱글한 새우살 등 제철 식재료의 식감과 맛이 한데 어우러져 깊은 풍미를 낸다. 

하얀 쌀밥에 국물과 건더기를 넣어 비빈다. 여름 제철 식재료의 맛과 어머니 손맛이 어우러져 무더위에 지친 입맛을 달래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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