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77_영월_노루묵상회식당

2021. 7. 24. 05:20구석구석 먹거리/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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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경북 안동역 벽화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77_강원_영월_노루묵상회식당]

영월 김삿갓 유적지 버스 종점 부근에 있다. 영주 물야리가 고향이신 할아버님과 현재 사는 곳이 고향이신 할머님이 30년 넘게 운영하시며 직접 기른 닭과 농사지은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작은 구멍가게와 민박도 하신다.

영월 시내로 가는 버스 시간이 남아 식사하러 들렸다. 메뉴판에는 있지만, 백반은 잘 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신다. 그냥 드시던 반찬에 밥 주시면 된다고 말씀드렸더니 한술 먹고 가라며 들어 오라는 주인 할아버지 따라 내부로 들어간다. 내부에 노부부 사진들이 보인다. 지금도 서로 존댓말을 쓰실 정도로 금실이 좋아 보이신다. 걸음걸이가 좀 불편하신 할머님이 음식을 차려 주신다.


"소박하고 정감넘치는 할머니 밥상"

백반(잡곡밥에 소내장, 콩나물, 우거지 등을 넣어 끓인 구수한 된장찌개를 내준다. 옥수수 막걸리 한잔도 곁들여 먹는다.

버섯, 고구마순무침, 된장 박이 고추, 김장김치, 마늘종 장아찌, 고들빼기, 묵은 김치 볶음, 아삭하고 시큼한 총각김치 등 밑반찬이 꽃 그림이 그려진 둥그런 큰 쟁반에 꽉 찬다. 산골이라 오래 두고 먹기 위해 일부러 간을 짜게 해서 만드신다고 한다. 밥이나 담백한 닭요리 등과 잘 어울릴만한 밑반찬들이다. 소박하지만 노부부의 정성이 듬뿍 담긴 산골 밥상이다. 기억에 오래 남을 밥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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