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79_봉화_태백식육식당

2021. 8. 26. 07:32구석구석 먹거리/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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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경북 안동역 벽화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79_경북_봉화_태백식육식당]

봉화 대현 버스 정류장 맞은편 대로변에 있다. 숙성 삼겹살 전문으로 40여 년 영업 중인 식육식당이다. 행정 지역은 봉화지만 태백에 가까이 위치해 태백 단골이 많고 식당 뒤에 여인숙도 운영하셨다고 한다. 영업여부를 확인하고 찾아야 한다.


"시골 정취가 물씬한 밥상"

백반(주문 후 냉장 보관하던 돼지 목살을 기계가 아닌 칼로 직접 뭉텅뭉텅 썰어 준비하신다. 맛의 기대치를 올려주는 모습이다.

인심 후하게 담은 고봉밥과 쌉싸래한 당귀 무침, 파김치, 총각김치, 오가피 장아찌, 열무김치, 오이, 양파, 돼지고기를 넣은 구수하고 짭짤한 막장, 시원한 물김치, 진한 향의 깻잎, 작은 잎이 여러 개 붙은 노지에서 따온 상추 등 밑반찬과 칼질한 돼지 목살, 채소, 갖은양념을 넣어 볶아낸 돼지고기볶음 반찬을 빛바랜 양은쟁반이 꽉 차게 담아 내준다. 

텃밭에서 기른 식재료에 노련한 할머니의 손맛이 더해진다. 소박하지만 풍성한 시골의 정취로 입안이 흔쾌해지는 밥상이다.

짭짤하고 매콤한 양념 맛이 배인 도톰한 돼지 목살을 한점 베어 문다. 쫀득하고 고소한 비계와 부드럽고 졸깃한 살코기 씹는 식감이 그만이다. 씹을수록 진한 감칠맛이 느껴진다. 숨만 살짝 죽은 아삭한 채소가 씹는 맛을 더한다.

텃밭에서 기른 신선한 상추와 깻잎에 밥을 올리고 막장, 제육볶음, 오이, 양파를 넣어 쌈을 싸 먹는다. 입안이 다양한 식감과 맛, 향으로 가득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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