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80_춘천_춘석이네

2021. 8. 27. 08:23구석구석 먹거리/백반

반응형

[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경북 안동역 벽화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80_강원_춘천_춘석이네]

춘천초등학교 앞 가정집에서 할머님이 운영하시는, 현지 단골분들이 많은 식당이다. 모 방송 출연 후 타지 분들도 알음알음 찾는 듯하다.

보리밥, 칼국수가 대표 음식이며 예약하고 맛볼 수 있는 삼계탕, 닭볶음탕, 전골 요리 등도 맛볼 수 있다. 겨울철엔 직접 빚은 만두로 음식을 내기도 한다.


"따스한 봄볕을 닮은 밥상"

백반(주문하면 하얀 대접에 쌀과 보리가 섞인 보리밥과 꽃 그림이 그려진 양은쟁반에 밑반찬을 가득 담아 내준다.

얼갈이배추, 오이, 고추, 깍두기, 얼갈이김치, 고추 무침, 메주콩 조림, 우엉조림, 해바라기 씨 넣은 고소한 멸치조림, 새우 넣은 마늘종 볶음, 포졸임, 무말랭이, 호박 나물, 돌미나리, 머윗대 무침, 시래기 무침, 호박전, 해바라기 씨가 들어간 쌈장, 자연산 버섯 장아찌, 개복숭아 장아찌, 더덕장아찌, 산 뽕잎 장아찌, 비빔밥에 비벼 먹는 용도의 두부, 파, 버섯 등을 넣은 강된장 등 밑반찬과 국을 대신한 채 썬 오이, 고추, 양파를 넣은 새곰하고 시원한 오이 냉채를 보리밥과 함께 먹는다. 

시간과 정성을 들여 담근 장, 개복숭아 진액을 넣은 장아찌류, 삼삼하게 무친 나물무침, 시쿰하게 익은 김치, 꺼끌꺼끌하고 통통한 보리밥 등 투박하고 수고스러움이 듬뿍 담긴 할머니의 손맛이 느껴진다. 따스한 봄볕 같은 시골 할머니의 푸근한 정이 담긴 밥상이다.)


보리밥을 밑반찬과 쌈장을 넣은 쌈에 싸 먹다가 비벼 먹는다.

가슬가슬 통통한 보리밥과 약간의 쌀밥이 담긴 대접에 삼삼하게 무친 돌미나리 무침, 졸깃하고 구수한 시래기 무침, 머윗대 무침, 얼갈이김치, 호박 나물을 담고 두부, 파, 버섯 등을 넣은 강된장으로 비빈다. 

검은 빛을 띠는 강된장이 속재료와 보리밥 한알 한알 묻혀지며 갈색빛으로 바뀐다. 여러 식재료들의 질감과 맛이 한데 어우러진다. 삼삼한 식재료에 짭짤하면서도 짙고 구수한 맛이 배이며 간도 맞추고 풍미를 돋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