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83_안산_이모네 집

2021. 11. 3. 06:58구석구석 먹거리/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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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안동역 벽화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83_경기_안산_이모네 집]

하나뿐인 이모가 2020년 11월, 안산 고잔역 부근에 기존 호프집을 인수하여 개업했다. 이종사촌 여동생이 함께 한다. 신구의 조합이다. 몫도 좋고 경쟁 업체도 많지 않아 보인다. 

​코로나 19, 단계 확대 전에는 매출이 좋았지만 현재는 녹록지 않다. 자영업 하시는 많은 식당과 술집들이 힘든 시기를 지나 영업이 잘 되시길 바라본다.


"이모 맘은 엄마 맘"

아침밥상(가게 일도 바쁘고 평소에도 아침 식사는 잘 하지 않는데 조카의 오래된 식습관을 알고 있어 아침을 차려준다. 서울, 인천 여행하며 이모가 차려준 아침 밥상을 맛본다.

압력밥솥에 갓 지은 따뜻한 밥을 공기가 꽉 차게 담고 멸치볶음, 두부조림, 꽈리고추 멸치볶음, 낙지젓, 달걀프라이, 김치, 파김치 등 밑반찬을 그릇에 정갈하게 담아 내준다. 큼직큼직하게 썬 돼지고기와 묵은지를 숭덩숭덩 썰어 넣고 보글보글 끓인 김치찌개와 꼬리곰탕도 함께 곁들여 먹는다.

가게 일도 바쁘고 집에서 식사하는 경우도 드물어 밑반찬 만들 시간적인 여유가 나지 않아 반찬가게에서 산 게 많다고 한다. 아침엔 밥양이 적지만 골고루 밑반찬을 맛보며 한 공기 다 비운다.

피곤함을 떨치고 조카 아침 먹이려는 이모의 마음이 오롯이 담긴 밥상이다. 이모의 밥상에서 어머니의 밥상이 떠오른 건 같은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조카의 아침 식사 시간을 아니 배고플까 봐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차려준 밥상이다. 두 끼의 아침을 먹었다. 차려준 사람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밥상이다. 이모부 고향이 태안 안면도다. 안면도에서 담근 김치와 안면도 쌀로 만든 떡국을 맛봤다. 태안의 김치도 맛봤다.


떡국(안면도 쌀로 만든 가래떡을 어슷하게 썰었다. 가래떡, 전날 사둔 소고기 등을 넣어 끓인 후 달걀 물을 풀은 떡국에 작은 굴을 넣은 섞박지를 얹어 먹는다. 따뜻하고 쫀득한 떡첨에 아삭한 식감과 상쾌한 섞박지의 맛이 더해진다. 이모 말로는 갯벌에서 채취한 작은 굴로 담갔다고 한다.

서산, 태안 여행 시 갯벌의 작은 굴 맛을 몇 번 체험한 적이 있다. 남해안 굴보다 햇빛을 많이 보고 자라 작지만 단단하고 향이 짙다고 한다. 굴이 삭혀지며 감칠맛과 시원한 풍미를 더하는 듯 하다.)


작은 굴이 보이는 시원한 섞박지와 신맛 없는 신선하고 아삭한 김장김치다. 둘 다 안면도에서 보내온 김치다. 밥상에 비슷한 시기에 담은 청주 집에서 보낸 김장김치도 있는데 맛과 모습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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