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바다가 내준 한철 진객의 맛, 실치국

2021. 12. 27. 08:11구석구석 먹거리/별식&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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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별식(別食)&별미(別味)]

별식(別食)은 늘 먹는 음식과 다르게 만든 색다른 음식. 또는 평소에 먹던 것과는 다르게 만든 색다른 음식을, 

별미(別味)는 특별히 좋은 맛. 또는 그 맛을 지닌 음식을 뜻한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여행하며 맛 본 별식, 별미를 소개한다.


[충남 당진 태공수산]

당진 왜목마을 해변에 있는 해산물 전문점이다. 철마다 잡히는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5월 초에 방문하여 4, 5월 한철 잡히는 실치로 끓인 실치국을 맛봤다.


"봄 바다가 내준 한철 진객의 맛"

실치국(실처럼 가느다랗고 작은 실치는 흰베도라치의 새끼다. 서해안 충남 당진, 보령, 태안 등의 앞바다에서 주로 잡히며, 특히 당진 장고항이 실치로 유명하며 4, 5월경 실치 축제를 연다.

실치는 회, 국, 볶음, 실치포 등 다양하게 먹을 수 있다. 3, 4월에 잡히는 연한 실치에 채소를 넣고 양념에 무친 실치회가 별미이다.

삶지 않고 생으로 말린 실치를 양념해 밑반찬으로 즐겨 먹는 뱅어포는 실치포라 불려야 올바른 표기이다. 뱅어는 살이 투명해 한자로 白魚(백어)라 불렸던 민물 생선으로 실치와는 다른 어종이다. 현재는 강의 오염으로 사라진 생선이다. 뱅어가 잡히지 않자 뱅어포 생선업자들이 대체용으로 찿은게 실치고, 실치포를 뱅어포로 불렀다고 한다.

5월 초 왜목해변에 들렸다가 3, 4월의 연한 실치로 무친 실치회 대신 실치국을 주문한다.

뚝배기에 연갈색 된장을 풀고 진갈색 미역, 가느다란 몸집의 투명한 실치를 한 줌 넣어 끓여 내준다. 투명한 실치의 색이 하얗게 변하며 검은 눈알이 더욱 도드라진다.

실치국 한 술 떠먹어본다. 맑은 된장국이 구뜰하고 시원하다. 졸깃하고 쫀득하게 씹히는 미역과 살포시 부드럽게 씹히는 하얀 실치의 식감이 대조를 이룬다. 된장과 미역의 기운이 우려진 국물을 고스란히 품은 실치는 작고 가늘지만 씹을수록 여릿한 감칠맛이 은근하다.

산지에서 맛보는 봄 바다가 내주는 한철 진객의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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