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담은 농밀한 맛, 호박고지

2021. 12. 30. 08:30구석구석 먹거리/별식&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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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별식(別食)&별미(別味)]

별식(別食)은 늘 먹는 음식과 다르게 만든 색다른 음식. 또는 평소에 먹던 것과는 다르게 만든 색다른 음식을, 

별미(別味)는 특별히 좋은 맛. 또는 그 맛을 지닌 음식을 뜻한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여행하며 맛 본 별식, 별미를 소개한다.


[충북 청주 집]

호박고지(호박고지는 호박을 얇게 썰어서 말린 것을 말한다. 호박오가리라고도 부른다.

호박을 반달 모양으로 썰어 소쿠리에 담아 따뜻한 가을 햇볕과 선선한 바람에 말린다. 한쪽을 완전히 말린 다음에 뒤집어 반대쪽도 말린다.  여름철 내내 식탁의 찬거리로 톡톡하게 제 몫을 한 호박이 호박고지로 변신한다. 

갈무리한 호박고지는 서늘하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보관한다. 제철 호박을 겨울철 반찬거리로 두고두고 먹으려는 어머니의 정성과 수고스러움이 담긴 먹거리다. 여름이 키우고 가을에 거둬 겨울을 준비한다.)


"햇살 담은 농밀한 맛"

호박고지 볶음(갈무리한 호박고지를 물에 불려 물기를 꼭 짠다. 프라이팬에 들기름을 두르고 볶다가 조선간장으로 살짝 간을 한 후 깨를 뿌려 마무리한다. 햇볕에 잘 건조된 호박고지가 부풀어 오른다. 색감도 푸릇하고 깨끗하게 여름철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하얀 접시에 담은 호박고지를 맛본다. 여름의 맛을 가을에 말려 겨울에 씹는다. 들부드레하면서도 고소한 들기름의 풍미를 오롯이 품은 호박고지가 꼬들꼬들, 살강살강 씹힌다. 식감이 그만이다. 씹을수록 단맛이 그윽하게 입안을 감친다.

빛깔, 영양, 향기, 맛이 고스란히 농축된 농밀한 호박고지 볶음이다. 여름이 키우고 가을에 성숙해져 겨울을 풍성하게 해주는 별미 먹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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