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인이 사랑한 생선, 군평선이구이

2022. 1. 22. 12:18구석구석 먹거리/별식&별미

반응형

[구석구석 별식(別食)&별미(別味)]

별식(別食)은 늘 먹는 음식과 다르게 만든 색다른 음식. 또는 평소에 먹던 것과는 다르게 만든 색다른 음식을, 

별미(別味)는 특별히 좋은 맛. 또는 그 맛을 지닌 음식을 뜻한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여행하며 맛 본 별식, 별미를 소개한다.


[군평선이]

군평선이는 농어목 하스돔과의 바닷물고기이다. 몸길이는 20~30cm 안팎이고, 몸높이가 높으며 옆으로 납작한 모양새에 눈이 툭 불거져 나온 생선이다. 비늘이 강하고 뼈는 단단하며 억세고 날카로운 등지느러미가 톱날처럼 날카롭다. 몸에는 굵은 여섯 개 줄무늬가 선명하다. 황금빛을 띠어서 복을 불러오는 생선으로도 알려졌다.

군평선이는 지역에 따라 '얼게빗등어리', '챈빗등이', '딱때기', '쌕쌕이', '꾸돔'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여수에서는 생김새가 예뻐 ‘꽃돔’ 또는 ‘금풍쉥이’ ‘금풍생이’ ‘금풍세이’ 등으로도 입에 오르내리며 귀하고 맛이 좋아 미운 남편은 주지 않고 샛서방(남편이 있는 여자가 남편 몰래 관계하는 남자)에게만 몰래 먹여서 ‘샛서방 고기’라고도 불린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전라 좌수사로 전남 여수에 부임 중 밥상 위 물고기를 먹고 맛있어서, 생선 이름을 물으니 아무도 몰랐다. 밥상을 올린 기생 ‘평선’의 이름을 따 ‘평선이’라 불렀고, 이후 구우면 더 맛이 좋다고 하여 '굽다'는 의미로 '군'이 붙어 ‘군평선이’란 이름을 얻게 됐다는 설화도 있다.

전남 진도 진도전통상설시장 수품어물상회 활어 군평선이


[전남 여수 교동시장 포장마차촌 7번포차]

여수 교동시장 포장마차촌은 여수의 중년이나 서민이 즐겨 찾던 여수의 명물이었다. 여수 시민의 명물이 돼버린 불법 포장마차촌을 없애는 대신 기존 상호는 없애고 숫자를 부여하여 관리하였다. 신규 포장마차의 진입은 막고 기존에 번호를 받은 포장마차만 영업을 하였다. 그것이 여수시민의 사랑방이 되었고, 현재는 방송, 인터넷, SNS 등의 영향으로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숫자 7번이 상호를 대신하는 7번 포차는 오전에는 교동시장 난전이 서는 자리며 저녁엔 포차 골목으로 변신한다. 냉장 쇼케이스 안에는 병어, 붕장어, 가오리, 갑오징어, 삼치, 꼴뚜기, 민어, 서대, 군평선이, 볼락 등 제철 수산물들이 들어 있다. 찜, 구이, 선어회 등의 음식으로 나오며 여수 포장마차촌의 대표 음식인 해물 삼합과 매콤한 생갈비 찜도 맛볼 수 있다.

신용카드 결제는 안 되고 현금 결제와 계좌이체는 가능하다. 연등천변 포장마차촌의 룰처럼 보인다.


"여수인의 소울푸드, 군평선이 구이"

반응형

군평선이 구이(2013년 친구와 함께 해물 삼합의 원조 격이었던 23번 포차를 찾은게 여수 교동시장 포장마차촌과의 첫 인연이었다.

이후 술기운에 행운의 숫자 7번을 보고 찾은 게 7번 포차와의 시작이었지만, 홀로 온 뜨내기 여행객을 걸걸한 목소리와는 다르게 푸근하게 대해준 여사장님의 정(情)을 느낀 후 여수 오면 대부분 7번 포차를 들리게 됐다.

여수 교동시장 수산물 난전은 날이 저물면 포장마차들의 불빛들로 깜빡거린다. 여수 교동시장 포장마차촌은 상호가 따로 없고 번호가 상호를 대신한다. 줄지어 늘어선 포장마차 중 7번 포차의 천막을 들추고 들어선다.

오랜만에 들렸는데 여사장님이 얼굴을 알아보신다. 여사장님과 안부 인사를 나누고 냉장 쇼케이스를 본다. 군평선이, 갈치, 볼락, 갑오징어, 참돔, 병어, 노랑가오리 등 선어들이 보인다. 이미 오기 전부터 마음속 주문은 결정되어서 망설임 없이 군평선이구이를 주문한다.)


군평선이 구이(여사장님이 군평선이 선어를 칼집 내어 굵은 소금을 뿌린 후 달군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자글자글 튀기듯 구워 양념간장과 함께 내준다. 회색빛을 띠던 군평선이 선어는 기름에 튀겨지며 황금빛으로 변한다. 활어로 다시 살아난 듯 보인다. 진도 수산물 가게서 본 활어 군평선이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큰 빗 같은 억세고 날카로운 등지미러를 잡고 몸통 살을 베어 문다. 굵고 센 뼈가 있어 발라 먹기에 편하다. 껍질은 바싹하고 뽀얀 속살은 보드랍고 담박하게 씹힌다. 중간중간 씹히는 굵은 소금이 간도 맞추고 감칠맛도 더한다. 깨, 파 등을 넣은 양념간장에 하얀 살을 찍어 먹는다. 삼삼한 맛에 짭짤하고 고소한 맛이 더해지며 풍미를 돋운다. 젓가락으로 배 부위를 발겨서 내장도 맛본다. 기분 좋은 쌉쌀함과 구수함이 중독적이다. 꼬리는 바삭바삭한 튀김 과자 같고 몸통에 비해 작은 대가리는 씹을수록 고소하다. 군평선이는 크기는 작지만, 대가리부터 꼬리까지 버릴 게 없는 생선이다.

금풍쉥이는 군평선이의 여수말로 특히 여수 사람에게는 통영 사람이 볼락을 대하듯 가장 사랑받고 귀한 생선이다. 금풍쉥이로 불릴 때 살갑고 구수한 사투리의 말맛이 더해지며 아늑한 고향의 맛이 더 그윽해진다. 금풍쉥이로 불릴때 진정한 여수인의 소울푸드가 된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