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93_진도_술한잔

2021. 12. 31. 07:23구석구석 먹거리/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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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안동역 벽화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93_전남_진도_술한잔]

술한잔은 진도 조금시장 안에 있는 밥집이자 대폿집이다. 화통하고 붙임성 계신 여사장님이 운영한다. 2일, 7일 조금 시장 날은 새벽 3시부터 준비하여 5시에 시장 난전과 상인분들 아침 식사를 차려낸다.

조금 시장 수품어물상회에서 산 참돔을 여사장님에게 드린다. 참돔회와 구이 등에 제철 식자재로 만든 밑반찬과 김국을 곁들여 내준다. 주위를 보니 간단한 안주나 밑반찬에 술 한잔하시는 현지 손님들도 계신다.


참돔구이를 주문했는데 여사장님이 하도 싱싱해 보인다며 일부분을 회를 떠 준다. 회 뜨는 일 많지 않은데, 자꾸 하다 보니 실력이 늘었다고 한다. 덕분에 활어회도 맛보고 구이도 맛본다. 회 뜬 참돔과 칼집 넣은 전어는 굵은 소금을 뿌린 후 통째로 기름 두른 프라이팬에 굽는다. 


"보물섬 진도가 내준 봄 선물 밥상"

참돔 백반(갓 지은 따뜻한 하얀 쌀밥에 김이 모락모락 올라온다. 뚝배기에 된장, 새우, 굴, 물김을 넣어 한소끔 끓인 구수하고 시원한 김국과 제철 식재료로 만든 밑반찬 등을 둥그런 나무 밥상이 꽉 차게 차려 내준다.

새금한 갓김치, 아삭하고 시원한 배추김치, 삭힌 고추지, 짭짤한 밴댕이젓, 꽃 피기 전의 유채를 된장에 버무린 유채 나물무침, 초고추장, 쌈장, 상추 등 밑반찬에 참돔회, 참돔구이, 전어구이 등 반찬이 더 해진다. 막걸리도 곁들여 마신다. 보물섬 진도의 봄기운을 담은 선물 같은 밥상이다.


참돔회(싱싱한 참돔 활어회에 된장·청양고추·참기름을 두른 쌈장, 초고추장, 상추 등과 내주며 먼저 맛보라고 한다. 한 접시 더 나온 회는 옆자리 손님들에게 드린다.

회를 길쭉하고 도톰하게 썰었는데 전문적인 솜씨가 아니어서 투박하다. 두세 점을 집어 맛을 본다. 졸깃하고 탄력적인 식감과 달금함이 입안에 가득 찬다. 노련하지 않은 칼질 솜씨지만 한 점씩 정성껏 써신 여사장님의 수고와 남도 앞바다의 신선함이 곁들여진 참돔회다. 

구수하고 고소한 쌈장과 새곰한 초고추장, 상추와도 곁들여 맛을 본다. 신선한 날것의 맛이 워낙 좋다 보니 양념장은 거들 뿐이다. 남도 바다의 봄맛에 입안이 흐뭇하다.)


참돔구이(프라이팬 밖으로 꼬리가 나올 정도로 참돔이 크고 두꺼워, 익히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다. 굵은소금을 뿌려 간한 참돔을 굵직한 뼈까지 튀기듯이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고소하고 바삭한 껍질 속으로 하얀 속살과 내장들이 알맞게 익었다. 회 뜨는 솜씨보단 연륜이 느껴지는 여사장님 표 참돔구이다.

참돔구이를 식지 않게 먹으라고 달군 철판 위에 얹어 내준다. 손님을 위하는 마음이 담긴다. 손님은 대접받는 기분을 마음에 간직한다. 여사장님 배려는 그렇게 맛으로 연결된다. 

도톰한 몸통 부위 하얀 속살을 맛본다. 회보단 달금한 감칠맛은 덜하다. 육질은 탄탄하고 찰지며 맛은 담백하다. 참돔 곳곳의 살점을 찾아 발라 먹는 재미가 있다. 특히 머리 부위 살의 졸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중간중간 씹히는 굵은 소금이 참돔의 풍미를 더한다.

쌈장과 갓김치, 초고추장의 맛도 빌려 먹다가 알과 내장을 맛본다. 누런 알은 부드럽고, 고소하게 스르르 녹는다. 내장 부위는 쫀득하고 졸깃한 식감에 녹진하고 약간의 쓴맛도 있다. 다양한 맛과 식감으로 입안이 풍성해진다. 보물섬 진도가 선물한 봄맛이다.)


전어구이(친분 있는 수품어물상회 여사장님 맛보라며 주신 전어 두 마리는 칼집을 내고 굵은소금을 뿌려 구웠다. 여사장님이 갓김치와 곁들이면 맛이 좋다며 권해준다. 소금간이 배인 전어 살점을 크게 발라 갓김치에 싸 먹는다. 담백하고 부드러운 전어살에 새금하고 아삭한 갓김치의 풍미가 더해진다. 고소하고 기름진 가을 전어보단 덜하지만, 갓김치를 곁들인 봄 전어구이도 맛깔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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