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92_안동_장터분식

2021. 12. 25. 08:29구석구석 먹거리/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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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안동역 벽화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92_경북_안동_장터분식]

안동 길안면 길안새마을금고 옆에 위치한 작은 테이블 4개뿐인 작은 식당이지만 내부가 깔끔하다. 상냥하신 여사장님이 운영한다.

경상도 사투리로 골부리국이라 부르는 다슬기국이 일품이다. 육개장, 갈비탕, 된장찌개 등도 맛볼 수 있다.


"가슴에 와닿는 밥상"

골부리국 백반(위생 종이 안에 수저가 담겨 있다. 한 번 더 손이 가는 일이다. 청결함을 유지하려는 여주인장의 마음 씀씀이다.

복(福)자가 쓰인 밥공기 안에 따뜻한 쌀밥이 담겨 있다. 밥이 찐득되지 않고 적당히 찰지다. 담박하고 부드러워 국에 말아 먹기에 안성맞춤이다.

먹기 적당한 온도의 '골부리국'이라 부르는 다슬기국이 뚝배기에 담겨 나온다. 고추장에 버무린 가죽 나물무침, 아삭하고 시원한 배추김치, 새금한 부추 무침, 바삭하고 고소한 멸치볶음, 썬 청양고추, 졸깃하고 구수한 말린 다래순 무침 등 밑반찬을 곁들여 먹는다. 수수하지만 식재료에 알맞게 간과 양념을 하였다. 여주인장의 음식 솜씨와 정성스러운 마음이 가슴으로 와닿는 밥상이다.)


골부리국(직접 잡은 다슬기 삶은 국물에 토란대, 부추, 얼갈이배추, 파 등을 넣어 끓인다. 밀가루 반죽을 넣어 약간 걸쭉해진 국물에 얼근한 다진양념과 삶아 놓은 작은 옥빛 다슬기를 얹어 내준다.

된장을 사용하지 않고 집 간장으로 간한 국물이 삼삼하고 개운하다. 간결하고 품격 높은 맛이다. 작지만 존득하게 씹히는 다슬기와 부드럽게 씹히는 채소 건더기가 푸짐하다. 청양고추를 넣고 다진양념을 풀면 얼큰하고 칼칼한 맛이 더해지지만, 국물 본연의 맛은 해하지 않는 정도다.)


고추장에 버무린 가죽 나물무침과 간장, 소금, 들기름에 버무린 다래순 무침이 별미이다. 여사장님의 음식 솜씨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밑반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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