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 21. 05:04ㆍ구석구석 먹거리/백반
[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102_경북_안동_한솔식당]
안동 교보생명 옆 시내버스 출발지에 있는 백반집이다. 이른 아침 식사가 가능하다. 시내버스 기사님들의 밥집이자 사랑방이다. 정식을 주문하면 갓 지은 따뜻한 밥에 밑반찬과 국을 차려준다. 국과 밑반찬은 매일 조금씩 바뀐다.
"안동 버스기사님들의 집밥"
백반(메뉴판에 있는 정식을 주문하면 꽃 그림이 그려진 둥그런 쟁반에 밥과 국, 밑반찬을 담아 내준다. 수수한 백반이다.
갓 지은 따뜻하고 찰진 쌀밥이 구수하게 씹힌다. 대접에 뽀얗고 깔끔한 국물과 소머리 고기를 듬뿍 담은 소머리곰탕도 내준다. 매콤한 양념에 무친 오독오독 씹히는 무말랭이무침, 멸치볶음, 땅콩조림, 아삭하고 시원한 김치, 고흥산 시금치로 삼삼하게 무친 사근사근 씹히는 달금한 시금치 무침 등 평범하지만 골고루 차려진 밑반찬을 함께 먹는다. 소금과 알싸한 썬 대파는 곰탕에 취향에 맞게 추가한다.)
소머리곰탕(사골과 소머리 고기, 갖은양념을 넣고 푹 고아냈다. 삼삼한 간의 깔끔한 진국이다. 노랑 콩을 함께 넣어 끓였다. 소고기의 누린내를 잡아주기 위해 넣는다고 한다. 진득하게 씹히는 콩 알갱이가 구수하다. 다양한 부위의 소머리 고기도 넉넉하게 담겨 있다. 존득존득 보들보들한게 씹을수록 고소하다. 썬 대파도 국물에 곁들인다. 사각사각 씹히며 알싸한 맛과 달금함이 섞인다. 약간의 소금으로 간을 한다. 곰탕의 풍미와 감칠맛이 풍부해진다.
먹다 보니 밥을 말기엔 국물이 모자란다. 국물을 요청한다. 처음 나올 때만큼 내준다. 인심 후하다. 하얀 쌀밥을 말아먹는다. 고소한 곰탕 국물을 머금은 밥알이 후루룩 잘 넘어간다. 어머니가 집에서 끓여 준 정성 가득한 곰탕맛을 식당에서 맛본다.)
백반(둥그런 양은 쟁반에 하얀 쌀밥과 큰 대접에 담은 소고기뭇국을 중심으로 밑반찬을 가지런하게 차려 내준다.
인심 후하게 꾹 눌러 담은 쌀밥이 부드럽고 찰지게 씹힌다. 대파, 무, 소고기를 넣어 끓인 소고기뭇국은 시원하고 달곰한게 속을 후련하게 해준다.
아삭하고 시원한 총각 무, 짭짤하고 고소한 감칠맛의 멸치·고추 볶음, 아린 맛 없이 사각사각 씹히는 도라지무침, 고소한 땅콩 장, 풋풋한 겉절이, 보들보들한 고추찜 등 밑반찬들도 밥과 함께 골고루 먹는다. 소박하지만 정성 어린 손품이 느껴지는 밥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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