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104_강릉_서지초가뜰

2022. 4. 21. 05:42구석구석 먹거리/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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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안동역 벽화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104_강원_강릉_서지초가뜰]

창녕 조씨 종가이자 농촌진흥청 지정 농가맛집이었다. 질상, 손님상, 예약주문상등 표현할 것은 다 표현하여 부족함이 없는 반가댁의 성의가 담긴 소박한 나눔 밥상을 맛볼 수 있었던 곳이었다.

현재는 고풍스러운 한옥 카페로 업종을 변경하였다. 내림 음식인 볍씨와 밤, 호박, 쑥, 강낭콩 등을 넣은 씨종지떡을 맛볼 수 있어 위안을 삼을 수 있다. 산야초 커피와 수제 자연 차도 판매한다.


사기그릇(묵직한 사기그릇을 음식 내오기 전에 차려준다. 오른편부터 밥그릇, 탕그릇, 숭늉.물 먹는 그릇이다. 묵직하고 투박하다.)


"종가댁 나눔의 밥상"

질상 백반(서지마을 모내기로 바쁜 철, 하루를 정해 동네 사람들과 모여 조진사댁에서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쉬었던 날을 질 먹는 날이라고 불렀고, 그렇게 먹었던 음식을 질상이란 메뉴로 만들었다고 한다. 

큰 그릇에 나무주걱과 함께 담긴 밥, 질날 먹었던 씨종지떡, 여름 별미이자 내림음식인 영계길경탕, 고추부각, 미역튀각, 쌈채소와 쌈장, 잡채, 메밀부침개, 막장찌개, 양념두부, 김치 넣어 졸인 꽁치조림, 열무김치, 도토리묵, 매실장아찌, 배추김치, 밥알 넣은 약간 달금한 가자미식해, 묵나물과 조선간장, 생나물, 미지근한 온도의 구수한 숭늉등 밑반찬들이 나무 식탁위에 차려진다. 후식으론 달금하고 시원한 식혜를 내준다.

반가댁의 성의가 담긴 소박한 나눔의 밥상이자 표현할 것은 다 표현하여 부족함이 없는 밥상이다.)


영계길경탕(창녕 조씨 종가 내림음식이자 여름 별미인 영계길경탕이다. 어린 닭에 '길경'이라 부르는 마른 도라지를 넣어 끓인 탕이라 붙여진 이름이라고 알려져 있다. 콩, 대추, 감자, 버섯, 무등도 넣고 끓인 탕이다. 마른 도라지가 푹 끓여져 모르겠으나 육안으론 마른 도라지는 보이지 않았다. 원래 안 넣은지는 알수가 없다. 간은 삼삼하다. 부드러운 닭살, 육수 머금은 감자, 물렁해진 시원한 무, 졸깃한 버섯이 어우러진 진하고 깔끔한 탕이다.)


씨종지떡(질 먹는 날에 동네 사람들과 나누어 먹은 떡이라고 한다. 볍씨를 빻아서 쑥, 호박, 대추, 감 껍질, 밤, 강낭콩 등을 함께 넣어 만든 떡이다. 텁텁하고 까슬하다. 씹을수록 은은한 단맛에 쑥의 쌉싸래한 맛이 섞였다.)


밑반찬으로 나온 고추부각과 미역 튀각이 간간하고 바삭바삭하다. 손품이 많이 드는 밑반찬이다.


먹기 알맞은 온도의 구수한 숭늉과 달금한 식혜로 식사를 마무리한다. 입안이 깔끔하고 상쾌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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