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0. 20. 06:04ㆍ뚜벅뚜벅 대한민국 국보/서울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 대표 걸작"
[국보 정선 필 인왕제색도 (鄭敾 筆 仁王霽色圖) Inwang jesaekdo (Scene of Inwangsan Mountain After Rain) by Jeong Seon]
조선 후기 화가인 겸재 정선(1676∼1759)이 비온 뒤의 인왕산 모습을 그린 그림으로 크기는 가로 138.2㎝, 세로 79.2㎝이다.
직접 인왕산을 보고 그렸는데, 비온 뒤 안개가 피어오르는 인상적 순간을 포착하여 그 느낌을 잘 표현하였다. 산 아래에는 나무와 숲, 그리고 자욱한 안개를 표현하고 위쪽으로 인왕산의 바위를 가득 배치하였다. 산 아래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으로 그리고, 산 위쪽은 멀리서 위로 쳐다보는 시선으로 그려 바로 앞에서 바라보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주고 있다. 비에 젖은 뒤편의 암벽은 거대하고 무거운 느낌을 주는데, 이를 위해 먹물을 가득 묻힌 큰 붓을 반복해서 아래로 내리긋는 대담한 필치를 사용하였다. 좀 더 가까이에 있는 능선과 나무들은 섬세한 붓질과 짧게 끊어 찍은 작은 점으로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다.
조선 영조 27년(1751)에 그려진 이 그림은 이제까지의 산수화가 중국의 것을 모방하여 그린 것에 반하여 직접 경치를 보고 그린 진경산수화일 뿐만 아니라 그 화법에 있어서도 우리나라의 산수가 너무나도 잘 표현되어 있다. 정선의 400여점의 유작 가운데 가장 큰 이 그림은 그의 화법이 잘 나타난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를 대표하는 걸작으로 평가된다.
[영문 설명]
The best landscape painter was Jeong Seon (Pen-name: Gyeomjae) (1676-1759) in the latter half of Joseon Dynasty. He discarded Chinese styles and created unique new themes based on Korean scenes. Jeong Seon was particularly fond of Inwangsan Mountain, a scenic peak around Seoul, from which he produced a great masterpiece (138.2cm X 79.2cm).
After rain, the scene of the rugged Inwangsan Mountain was especially attractive with fog thickening in the valley. Jeong Seon didn't miss the chance to draw it into a piece of work with elaborate skill which looks so lifelike. Getting wet from the rain, the rockwall in the back looks heavy and enormous. For this, the painter used the top-down method of brushwork in the repeated way with much India ink.
The ridges and trees are depicted in black in the same way as unraveling threads down, while the fog in white, which makes them in vivid contrast, the peaks and valleys of the mountain. Among his 400 pieces of work, this is acknowledged as the most prominent masterpiece with extreme creative skill.
출처:문화재청
"국보 정선 필 인왕제색도"
인왕제색도
仁王臀色圖
Clearing after Rain on Mount Inwang
국보 National Treasure
정선 鄭敾(1676-1759) Jeong Seon (1676-1759)
조선 1751년 Joseon Dynasty, 1751
종이에 먹 Ink on paper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의 거장 정선의 그림이다. 정선은 한양에서 태어나 자랐고 그림에 뛰어난 재능이 있어, 영조의 신임을 받아 벼슬이 종2품에 이르렀을 만큼 화업으로 대성하였다. 회화 기법적으로는 남종화풍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필묵법을 완성하였다. 실제 경관을 깊이 관찰하고 자연의 요리를 통찰하여 고유의 화풍으로 그려낸 그의 진경산수화는 큰 감동을 준다.
<인왕제색도>는 76세 노년의 여름날 장마 후 개이기 시작하는 인왕산의 모습을 포착한 작품이다. 짙은 먹을 묵직하게 쌓아 올리듯이 표현한 바위산 아래로 골짜기와 구릉을 조화롭게 배치하고, 먹의 농담을 미묘하게 조절하여 산자락에 고인 연운을 표현하였다. 근경이 연운 속에 묻히고 단정한 지붕이 오른쪽 솔숲 언덕 위로 드러나 시선을 모은다. 그림의 주인공이 거하는 공간을 표현한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보존과학적 분석을 통해 그림의 푸르스름한 빛깔이 먹으로만 표현한 것이며, 밑그림 없이 정선의 붓끝에서 일필휘지로 완성한 작품임을 확인하였다. <인왕제색도>는 화가의 개인적인 경험과 독창적인 필묵법이 융합된 진경산수화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국보 정선 필 인왕제색도"
"국보 정선 필 인왕제색도"
[청주 삼천냥보리밥]
대청댐, 문의문화재단지, 청남대 등 관광지와 인접해 있는 문의면 행정복지센터 부근에는 관광객들 상대로 영업하는 카페와 식당들이 몰려 있다. 시티투어버스에서 내린 관광객들은 식사하기 위해 뿔뿔이 흩어진다. 기사님과 해설사분, 한 쌍의 부부 관광객과 함께 문의 종점 버스 정류장 삼천냥보리밥으로 간다. 삼천냥보리밥집은 예전에 들려 콩국수를 먹은 곳이다. 메뉴판에 80세 이상 보리밥 3,000원이 눈에 띈다.
기사님과 해설사분은 쌀밥과 보리밥을 반반 섞어 주문하고 나는 꽁보리밥을 주문한다. 탁자에는 고추장과 참기름이 담긴 통이 놓여 있다. 스테인리스 대접에 옅은 갈색을 띠는 통통한 꽁보리밥을 넉넉하게 담아 내준다. 콩나물무침, 시래기 무침, 무생채, 열무김치, 상추와 쑥갓 등 밑반찬과 검은 뚝배기 속 시래기와 된장을 넣어 끓인 구뜰한 된장찌개를 곁들여 먹는다.
꽁보리밥이 담긴 대접에 밑반찬으로 나온 음식들을 골고루 빙 둘러 얹는다. 된장찌개 국물과 건더기도 넣고 고추장도 더한다. 참기름을 두세 번 빙빙 두르고 대접을 바라본다. 색감이 곱다. 눈으로 맛을 느낀다.
숟가락을 잡은 손이 자연스럽게 비빔을 시작한다. 진한 빨간빛이 꽁보리밥과 밑반찬에 스며들며 흐릿해진다. 푸른 채소와 노란 콩나물 대가리는 제 색을 잃지 않고 또렷하게 존재를 알린다.
한술 크게 떠 맛본다. 자극적이지 않고 구수하다. 통통한 보리 밥알은 꺼끌하게, 다른 밑반찬들은 각각의 식감과 맛으로 어금니와 혀와 놀린다. 때론 따로 때론 합쳐지며 내는 맛과 식감이 재미있다. 손놀림은 빨라지고 입속은 풍성한 맛으로 가득하다. 대접 바닥이 깨끗이 드러난다. 맛깔남의 물증이다.
식사 후 물을 마시며 "혼자보단 여럿이 먹어야 음식이 맛있다."라는 기사님 말을 되짚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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