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푼이 품은 따뜻한 맛, 양푼김치찌개(Kimchi Stew in Large Brass Bowl)

2020. 8. 25. 10:31구석구석 먹거리/머드러기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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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머드러기]

표준국어대사전에 설명된 '머드러기'는 과일이나 채소, 생선 따위의 많은 것 가운데서 다른 것들에 비해 굵거나 큰 것. 또는 여럿 가운데서 가장 좋은 물건이나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대한민국 여행하며 맛 본 내 인생의 머드러기 먹거리를 소개한다.


[양푼김치찌개]

국문명 :양푼김치찌개(yangpunkimchijjigae) 찌개 부식류

다국어 :yangpunkimchijjigae, Kimchi Stew in Large Brass Bowl, ヤンプンキムチチゲ, 铜盆辛奇汤, 銅盆辛奇湯

양푼에 신 김치와 돼지고기, 두부, 대파 등을 넣고 푹 끓인 찌개이다. 양푼은 손잡이가 없고 높이가 낮으며 편평한 그릇을 의미하며, 보통은 양은 냄비에 끓인다.  

Kimchi simmered with pork, bean curd, and green onion in a large brass bowl. A brass pot can be used instead of a bowl.  

ヤンプンと呼ばれる大きな器に熟成した酸味の強いキムチ、豚肉、豆腐、長ねぎなどを入れてじっくり煮込んだチゲ。ヤンプンは取っ手がなく、浅くて底の広い器のこと。

通常は洋銀鍋で作る。  将辛奇辛奇和猪肉、豆腐、葱等材料放入铜盆里炖煮即可。铜盆是一种没有手把、深度不深而扁平的器皿,一般用铜盆来煮。  銅盆裡盛點酸辛奇、豬肉、豆腐、大蔥等熬煮。銅盆沒有手柄,過比較淺。辛奇鍋一般用鋼精鍋來煮。

출처:한식진흥원

전남 광주 두리연탄구이, 묵은 김치


제주 성읍민속마을 통시, 흑돼지


[충남 예산 삼거리식당]

연세 계셔 보이는 부부께서 30여년 가까이 운영중이다. 여사장님이 음식 만드시고 남사장님이 서빙 및 손님 응대하신다. 돼지고기 비계가 많이 섞인 전지부위로 보이는 돼지고기와 직접 담은 김치를 넣어 끓인 돼지비계 김치찌개가 대표 음식이다. 

건물 외관만 보면 영업하지 않는 거처럼 보이지만 셔터가 올려져 있으면 영업을 하는 거로 보면 된다. 보통 오전 10시 30분부터 영업 시작이다.

전날 삽교시장에서 저녁 식사 후 숙소 가는 길에 남사장님이 손님 배웅하러 식당 입구에 나오셨다. 혹시 일인분도 먹을 수 있는지 여쭤 봤다. 혼자라도 줘야지 하고 말씀하신다. 

다음날 덕숭산 산행과 수덕사 답사 후 11시 조금 넘어 약간 이른 점심 식사 하러 들렸다. 남사장님 얼굴 알아 보시고 여사장님께 1인분 김치찌개를 주문 넣으신다.

앞자리엔 지인분들이 간단한 찬에 막걸리 드시고 계신다. 먼저 일어나시는 어르신이 내일은 내가 산다며 말씀하신다. 자주 오시는 듯하다. 안쪽 자리엔 가족으로 보이시는 분들 세분이 김치찌개을 드신다. 

일인분 찌개의 양이 일반 식당 3인분 정도로 양이 푸짐하다. 밥도 꾹 눌러 담은 고봉밥이다. 노부부의 음식 인심이 후하시다.


"돼지고기 김치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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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한 비계와 시큼한 묵은지의 하모니"

돼지비계 김치찌개(여사장님이 세월의 흔적이 엿보이는 양은냄비에 찌개를 3/2쯤 익혀 손님상에 내온다. 한소끔 더 끓여 먹는다.

직접 담근 잘 익은 김치와 비계 함량이 많은 돼지고기, 큼직하게 썬 두부, 대파, 고춧가루, 새우젓 등을 넣은 김치찌개다. 주인장 노부부의 넉넉한 마음을 닮은듯 속이 깊은 양은냄비에 돼지고기와 김치가 한가득이다. 

따로 육수를 내지 않은 듯한 국물이지만 돼지비계와 잘 익은 김치, 고춧가루, 새우젓에서 우러난 국물이 개운하고 얼큰하다. 깔끔한 매운맛과 감칠맛의 여운이 은은하다.

뭉텅뭉텅 썰어 넣은 비계 함량이 많은 돼지 앞다리 부위를 맛본다. 껍질과 비계가 살강살강, 쫀득하게 씹힌다. 고소하고 폭신하다. 살코기도 퍽퍽하지 않고 탄력적이다. 잘 익은 묵은지가 찌개의 풍미를 한층 올려준다. 메뉴판엔 돼지비계 찌개지만 돼지비계 김치찌개가 맞는 듯하다. 두가지 식재료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어느 한쪽이 조연이 아닌 둘다 주연인 찌개이다.

푸짐한 양에 한번 놀라고 맛에 두번 놀라고 노부부의 무심한듯 넉넉한 시골 인심에 세번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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