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맛에 추억을 더하다, 전어구이(Grilled Gizzard Shad)

2020. 8. 26. 15:06구석구석 먹거리/머드러기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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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머드러기]

표준국어대사전에 설명된 '머드러기'는 과일이나 채소, 생선 따위의 많은 것 가운데서 다른 것들에 비해 굵거나 큰 것. 또는 여럿 가운데서 가장 좋은 물건이나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대한민국 여행하며 맛 본 내 인생의 머드러기 먹거리를 소개한다.


[전어구이]

국문명 :전어구이(jeoneogui)

다국어 :jeoneogui, Grilled Gizzard Shad, コノシロ焼き, 烤斑鰶, 烤斑鰶

전어에 칼집을 넣고 소금을 뿌려 석쇠에 구운 것이다. 가을이 제철인 생선으로, 가을 전어는 기름이 많아 더 고소하다.

Scored and salted gizzard shad cooked on a grill. Gizzard shads are best in fall, when they have a richer taste.

コノシロに塩をまぶし、焼き網で焼いたもの。秋が旬の魚で、脂がのって香りもいい。

斑鰶打上花刀,撒上盐,放在烤架上烤熟即可。秋天的斑鰶最为肥美,味道更加香嫩。 清理好的斑鰶上劃幾個刀口,撒上鹽用箅子烤熟。斑鰶是秋季盛產魚類,秋天的斑鰶油分多,所以吃起來更加美味。

출처:한식진흥원

전남 광주 창신식당, 연탄 전어구이


전남 광주 영흥식당(폐업), 연탄불에 구운 전어구이 한 상


[전남 보성 안성식당]

안성식당은 수더분한 주인 할머님이 운영하는 보성역 앞 허름한 대폿집 겸 식당이다. 순천역행 마지막 기차를 기다린다는 핑계 삼아 소주 한잔 먹으러 들어간다. 

군청에서 퇴직하신 지 얼마 안 되신 어르신과 합석하여 서로 시킨 안주로 소주 한잔 마시며 얘기 나눈다. 전어가 제철이어서 좋고 같이 하는 사람이 있어 더 좋고 허름하지만, 정이 있어 더더욱 좋은 전어구이로 기억된다.

주인, 상호, 업종이 바뀔 수도 있고 아예 영업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맛, 분위기, 추억이 오래 남는다. 해마다 찾아오는 제철의 기름지고 고소한 전어구이 냄새와 맛을 기억하듯….


"제철 맛에 추억을 더하다"

전어구이(전어 2마리와 꼴뚜기, 소주 한병을 주문한다. 식탁 위쪽은 군청 퇴직하신 어르신의 전어구이고 아래쪽은 내 몫이다. 칼집 내어 구운 고소한 전어구이에 살짝 데친 보들보들한 꼴뚜기, 기름장, 초장을 곁들여 소주 한잔 걸친다.

어르신과 얘기를 나누며 몇 잔 술이 돌자 낯선 사람에 대한 마음도 안주의 경계도 무너진다.

전어구이 살점을 발겨 맛본다. 제철 맞은 전어살이 탄탄하다. 지방질이 몸 전체에 골고루 퍼져 고소함이 절정이다. 칼집 사이로 스며든 소금은 맛을 절정으로 이끈다. 제철, 분위기, 같이 한 사람이 있어 더욱 맛깔난 전어구이다. 철 지난 꼴뚜기는 맛보다는 어금니로 꼭꼭 씹으며 쓴 소주 털어놓고 입속을 달래는 용도로 제격이다.

시나브로 마지막 기차 시간이 다가온다. 주인 할머니도, 퇴직 군청 어르신도, 뜨내기 여행객도 각자 추억을 간직하며 제 갈 길로 걸음을 옮긴다. 소주 한잔 입에 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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