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의 맛

2024. 1. 11. 05:54바롱이의 쪽지/경상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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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 산업]

논농사 위주의 농업을 하는 지역이다. 쌀생산량이 경상북도 내에서 수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고 품질이 좋기로 유명하다. 주요 농산물로는 보리··고추·담배·누에고치·사과·참깨·땅콩·인삼··닥나무 등이 많이 생산된다. 쌀과 보리는 용궁면·풍양면·지보면·호명면에서, 고추는 용문면·감천면에서, 누에고치는 지보면·예천읍에서 많이 생산된다.

사과는 감천면·효자면·지보면, 참깨는 지보면, 땅콩은 지보면·풍양면, 감은 은풍면에서 예로부터 많이 생산되었다. 특히 곶감인 은풍준시(殷豊蹲枾) 전국적으로 유명한 진상품이었다. 그리고 산지인 감천면·보문면·효자면·은풍면에서는 인삼·잎담배 등의 특용작물이 많이 재배된다.

또한 한우·젖소·돼지··사슴··오리 등을 사육하며, 특히 한우는 농가 경제에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예천의 우시장은 규모가 도내에서 김천 다음으로 상위급에 속한다.

특산물로는 전국최대 잠업단지인 예천에서 직접생산하여 가공한 누에제품, 해발 600m 소백산 토종 호두로서 좋은 무공해식품인 상리호도, 해발 300600m 소백산맥 기슭에서 재배되며 품질이 좋아 캐나다로 수출되는 예천사과가 있다. 그리고 낙동강변의 사질 토양에서 자란 무공해 토종 참깨로 가공해 향과 맛이 뛰어난 참기름, 밥맛이 좋아 임금님 수라상에 올렸다는 쌀로서 용궁면에서 유기농법으로 생산한 용궁진상미, 소백산 기슭의 맑은 물과 깨끗한 자연, 풍부한 초자원이 형성된 최적지에서 사육되는 예천참우 등이 있다.

출처:예천군 [醴泉郡]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1. 예천 용문사 식사 공양

예천 용문사 공양간 앞 장독대


용문사 답사 후 점심 식사 공양을 한다. 하얀 접시 중간에 고슬고슬하고 따뜻한 쌀밥을 담고 콩나물무침, 고독고독 씹히는 구수한 누룽지, 아삭한 식감의 짭짤하고 시금한 김치, 김 가루, 매콤하고 짭짤한 찰진 고추장, 단단하고 아삭한 총각무, 새곰하고 칼칼한 고추지, 무생채, 된장 넣어 버무린 나물무침 등 밑반찬을 조금씩 빙 둘러 담는다. 냉이, 달래, 감자, 두부, 버섯 등을 넣어 끓인 구뜰하고 담백한 된장국을 곁들여 먹는다.

꼬들꼬들 딱딱한 겉과 부드러운 안쪽의 쌀이 붙은 누룽지에 물을 넣어 끓인 구수하고 은은한 단맛의 따뜻한 숭늉으로 식사를 마무리한다.


2. 예천 삼일분식

예천 맛고을 문화의 거리 따로국밥 단일메뉴만 판매하는 국밥집이다. 국밥 푸시는 할머니 벽화가 인상적이다.


자리에 앉으면 뚝배기에 한소끔 끓여 따뜻하게 내온 따로국밥에 주문 후 한 번 더 따뜻하게 부쳐낸 도톰한 호박전, 오이무침, 두부구이, 무장아찌, 고등어구이, 짭짤한 양념간장, 케첩 뿌린 채 썬 양배추, 잔멸치 볶음, 감자조림 등 밑반찬을 곁들여 먹는다. 공깃밥은 따로 내준다. 그래서 따로국밥이다.

 

​국밥은 가느다랗고 아삭한 콩나물, 단맛 나는 부드러운 배추, 폭신한 선지 등을 넣어 끓였다. 빨간색만큼 자극적이지는 않다. 얼큰하고 시원하다. 먹는 내내 식당 벽에 그려진 국밥 푸시는 할머니 벽화가 떠올랐다.


3. 예천 용궁순대

 

1970년 창업주 김대순 할머님이 개업한 용궁순대의 원조 격으로 알려진 곳이다. 돼지 막창을 사용한 예천식 용궁순대가 대표 음식이다. 매콤한 오징어불고기도 인기 메뉴다. 순대국밥, 닭 불고기, 닭발 구이, 돼지불고기, 막창 양념구이 등도 판매한다.


하얗고 푸른빛이 섞인 접시에 흑갈색의 용궁순대를 담아 내준다. 색감이 식욕을 돋운다. 김치, 깍두기, 깨소금, 새우젓, 양파.무절임, 데친 배추, 맑은 기름이 살짝 감도는 감칠맛의 국물을 곁들여 내준다.


 

막창 순대는 미국산 돼지 막창에 당면, 찹쌀, 선지, 채소 등을 밀도 있게 채웠다. 부드러운 듯 졸깃한 막창과 쫀득쫀득 씹히는 속 재료의 어우러짐이 좋다. 찰지고 고소한 막창 순대에 시원하고 부드러운 단맛의 목 넘김 좋은 용궁 막걸리 한잔 걸친다.


4. 예천 예천궁

 

예천초등학교 부근에 있는 한식집이었다. 궁중비빔밥, 궁중 갈비찜, 황태구이 정식을 맛볼 수 있었다. 다양한 식감과 색감, 맛이 어우러진 정갈한 상차림을 차려냈다. 허투루 내는 음식이 없었다. 후식으로 내주는 식혜가 맛깔났다. 현재는 영업하지 않는다. 추억의 맛으로 기억될 곳이다.


궁중비빔밥을 주문한다. 따뜻한 물로 속을 달래고 있으면 좁쌀 넣어 지은 따뜻한 쌀밥에 알싸한 달래, 향긋한 냉이 등 봄나물과 두부, 파, 작고 진득한 콩 알갱이가 보이는 된장 등을 넣어 끓인 짭짤하고 구수한 된장찌개와 10여 개가 넘는 밑반찬이 정갈하게 차려진다.

소금, 설탕에 버무린 바삭하고 짭짤한 감칠맛의 다시마 부각 튀김, 미역줄기볶음, 질깃하고 고소한 향의 아주까리 무침, 바싹하게 튀긴 후 볶아내 깨를 뿌린 고소한 멸치볶음, 매콤한 양념에 부추, 오이를 넣어 무친 시원한 오이무침, 깊은 짠맛과 은은한 단맛이 어우러진 조선간장, 달금한 간장에 조린 버섯·당근. 메추리알 조림, 시금한 김치를 넣어 부친 장떡, 말린 가지를 물에 불려 물기를 짜고 깨, 참기름 등을 넣어 삼삼하게 버무린 졸깃한 말린 가지나물 무침, 고소한 참기름, 소금간 살짝 한 사근사근 씹히는 흰목이버섯 무침, 시쿰하고 아삭한 김치, 들깻가루 넣어 볶은 오독오독 씹히는 궁채 나물무침, 대접에 깨, 참기름을 넣어 삼삼하게 무친 졸깃한 고사리나물, 무나물, 콩나물, 집된장, 참기름 넣어 버무린 달금한 맛, 구수하고 짭짤한 맛이 섞인 시금치 무침 등을 담고 깨를 뿌려 나온 비빔밥용 나물 등 다양한 식감과 색감, 맛이 어우러진 밑반찬이 식탁 위에 풍성하게 차려진다. 허투루 만든 음식이 없다.


비빔밥용 나물은 대접에 따로 담아 내준다. 고사리나물, 무나물, 콩나물, 시금치 무침 등 기본으로 담긴 나물에 찬으로 나온 궁채 나물무침, 말린 가지나물 무침, 아주까리 무침, 흰목이버섯 무침 등을 더한다. 나물별로 삼삼하게 양념이 되었다. 조를 섞어 지은 부드러운 쌀밥과 깊은 짠맛과 은은한 단맛이 어우러진 조선간장을 넣어 골고루 비빈다. 식재료의 다양한 식감과 색감, 맛이 한데 어우러져 한층 풍미를 더하는 산뜻한 비빔밥이다.


 

후식으로 내준 사기그릇에 담은 식혜다. 은은한 단맛과 시원함에 입안이 산뜻해진다.


5. 예천 고향식당

예천경찰서 부근 칼국수와 석쇠불고기를 판매하는 노포이다. 허름해 보이는 외관의 식당이지만 칼국수와 석쇠불고기가 맛있기로 소문이 나 동네 분들뿐 아니라 외지 분들도 많이 찾는 식당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손님 두 명이 오면 칼국수 두 그릇과 석쇠불고기 일 인분을 주문해 먹는다고 남사장님이 귀뚬해 준다. 칼국수는 청방배추를 넣어 끓이는 경북 내륙 지방의 담백한 제물국수이다.


석쇠불고기를 주문하면 남사장님이 연탄불에 굽는다. 돼지고기 막살 부위를 한번 초벌하여 양념 입혀 재벌한다.


하얀 접시에 1인분씩 담겨 나온 연탄 석쇠불고기에 배추, 상추, 콩나물무침, 멸치볶음, 쌈장, 고추, 마늘, 맛보기용 칼국수, 간장양념등을 곁들여 먹는다. 조가 섞인 공깃밥은 별도로 주문해야 한다.


석쇠불고기는 비계와 살코기가 섞인 돼지고기를 연탄불에 초벌 후, 매운 맛 강하지 않은 달짝지근한 양념을 입혀 재벌한다. 불향 입은 고기는 촉촉하고 달금한게 은은한 감칠맛이 여운 깊게 남는다. 상추와 배춧속에 불고기를 얹고 쌈장을 싸 먹어도 그만이다.


칼국수는 심심한 간의 맑고 깔끔한 국물에 보들보들한 넓적한 면, 청방배추, 호박, 깨, 김 가루 등을 넣어 끓였다. 담백하다. 송송 썬 파를 넣은 짭짤한 양념간장으로 간도 맞추고 풍미도 더한다.


구수한 시래기 된장무침과 시큼한 묵은김치도 내준다.


6. 예천 단골식당

1960년대에 개업한 노포로 예천 용궁시장 입구에 있다. 연탄불에 구운 돼지불고기, 오징어불고기와 돼지 막창 순대가 유명하다. 막창 양념구이, 모둠 순대, 따로국밥 등도 맛볼 수 있다. 용궁 생막걸리를 곁들여 먹으면 그만이다. 아들이 운영하는 상주 분점이 있다.


갖은양념에 무쳐 연탄불에 구워낸 매콤, 칼칼한 맛과 쫀득하고 부드러운 식감의 오징어불고기와 졸깃하게 씹히는 막창에 쫀득한 찹쌀, 선지, 채소 등이 어우러진 막창 순대를 주문하면 매운맛을 중화해 주는 데친 배추와 아삭한 깍두기, 멸치볶음, 김치 등 밑반찬이 나온다. 부근 용궁양조장 막걸리를 한잔 마신다. 어울림이 그만이다.


순대국밥은 삼삼한 간의 잡내 없이 끈적하고 시원한 국물에 막창 순대, 고기, 내장 등을 푸짐하게 담아 내준다. 새우젓, 매콤한 다진양념, 다진 청양고추는 기호에 맞게 추가한다. 김치, 깍두기, 데친 배추, 멸치볶음 등 기본 찬을 곁들여 먹는다.


7. 예천 전국을달리는청포집

 

예천 한일신협 부근에 있는 청포묵 집이다. 청포 정식이 대표 음식이다. 태평추, 탕평채, 돼지두루치기, 녹두전, 파전 등도 맛볼 수 있다.


청포 정식을 주문한다. 고슬고슬한 따뜻한 쌀밥에 시원하고 맑은 국물의 두부·무를 넣은 탕국과 채 썬 청포묵과 여러 가지 고명을 얹은 청포묵 무침이 앞줄에 놓인다.

양념 고추장으로 무친 명태포 무침, 달걀장조림, 미역 초장, 샐러드, 건두부조림, 사각사각 씹히는 상큼한 사과 맛의 사과튀김, 고추튀김, 꼬치, 비빔용 짠 양념간장, 된장찌개, 부드러운 파전, 삼동초, 당근, 부추, 숙주나물 등을 넣은 고소한 녹두전, 김치, 된장 고추 무침, 고구마 맛탕, 도라지무침 등 밑반찬과 알맞게 구워진 조기구이 반찬이 정갈하게 차려진다. 허투루 만들지 않은 손이 많이 간 밥상이다.


청포묵 비빔밥용 대접에는 가늘게 채 썬 식감을 자극하는 연노랑의 청포묵 위에 당근, 달걀지단, 미나리, 숙주나물, 김 가루, 깻가루, 고기 고명이 얹어져 있다. 고슬고슬한 밥을 붓고 구수하고 짠맛 강한 조선간장에 파, 깻가루, 고춧가루를 넣은 양념간장으로 비빈다.

탱글탱글하고 담백한 청포묵, 심심하게 무친 나물, 고슬고슬하고 담백한 밥이 함께 버무려진다. 멋과 맛의 어우러짐이 그만인 깔끔한 비빔밥이다.


8. 예천 동성분식

 

태평추는 태평초, 묵두루치기, 돼지묵전골 등으로도 불린다. 예천, 영주, 안동 등 경북 지방의 별식으로 일반 식당에서도 맛 볼수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에서 발간한 전통향토음식 용어사전은 "태평추는 양념에 재운 돼지고기를 참기름으로 볶다가 김치, 대파를 넣고 육수를 부어 끓인 다음 메밀묵, 대파, 당근, 황백지단을 돌려 담아 더 끓여 국간장(또는 소금)으로 간을 하고 구운 김을 올린 것이다. 태평초, 묵두루치기라고도 한다.

‘돼지묵전골’의 일종으로 경북 지방에서는 별식으로 매우 유명한데, 궁중음식인 탕평채가 경북에 전해지면서 서민들이 먹는 태평추가 되었다고 한다." 라고 설명한다.

안도현 시인도 한계레 신문에 태평추를 "문자에 어둡던 옛사람들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는 탕평의 의미를 잘 몰랐을 것이다. 그래서 탕평채를 태평추로 잘못 알아듣고 묵을 데워 먹을 때 이 이름을 줄곧 써온 것으로 보인다. 세상은 태평하지 않았으니 묵을 먹을 때만이라도 태평성대를 꿈꾸었던 것"이라는 글을 기고했다.

태평추의 이름도 조금씩 달리 부르고 유래도 명확하지 않다. 탕평의 의미를 잘 몰랐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재도 예천, 영주, 안동의 서민들은 태평추에 밥 또는 술 한잔을 곁들여 먹는다. 궁중과 양반의 음식이기보단 서민들의 삶을 지켜주고 위로해주던 먹거리로 보인다.

 

동성분식은 예천 읍내 파라다이스호텔 맞은편 골목에 있는 30여년 전통의 노포다. 식당 간판에 태평추전문이란 글씨가 보인다. 식당 입구 문에 걸린 플래카드에도 '예천의 고유음식 태평추'라고 씌여 있다. 

 

주인 할머님이 혼자 운영하신다. 직접 손으로 만든 메밀묵과 태평추를 맛볼 수 있다. 예전만큼 장사가 잘 되지 않기도 하고 여기저기 놀러 다니셔서 대중없이 쉬는 날도 많다고 한다.


막걸리와 태평추를 주문한다. 꽃 그림이 그려진 쟁반에 자박하게 끓인 태평추, 열무김치, 얼얼하고 칼칼한 삭힌 고추지, 꼬독꼬독 씹히는 무말랭이 등을 담아 내준다.

태평추는 노란 양은 냄비에 돼지고기를 볶다가 묵은 김치, 메밀묵을 썰어 넣고 육수를 부어 자박하게 끓여 김 가루, 푸른 생배추를 얹는다. 막걸리 한잔 들이켜고 맛을 본다.

사르르 녹는 보들보들한 메밀묵, 아삭하게 씹히는 시금한 묵은 김치, 비계가 붙은 고소한 돼지고기가 한데 어우러진다.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이 입안을 감친다. 태평성대다. 막걸리 한잔 더 들이켠다. 시름이 쑥 내려간다.

이름이 어떻든, 유래가 어떻든지 알 바 아니다. 서민들의 태평성대 꿈은 크지 않다. 소박한 재료가 어우러져 속을 위로해주는 찌개 한그릇에 막걸리 한잔 곁들일 수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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