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수한 주전부리, 누룽지(Scorched Rice)

2020. 8. 29. 15:30구석구석 먹거리/머드러기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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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머드러기]

표준국어대사전에 설명된 '머드러기'는 과일이나 채소, 생선 따위의 많은 것 가운데서 다른 것들에 비해 굵거나 큰 것. 또는 여럿 가운데서 가장 좋은 물건이나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대한민국 여행하며 맛 본 내 인생의 머드러기 먹거리를 소개한다.


[누룽지]

국문명 : 누룽지(Nurungji)

다국어 : Nurungji, Scorched Rice, おこげ湯, 锅巴粥, 鍋巴粥

밥을 다 짓고 난 후 뜸을 조금 오래 들이면 솥 밑바닥에 밥이 눌어붙게 되는데 이것을 누룽지라 한다. 맛이 고소해 간식으로 먹기도 하고, 물을 붓고 끓여 숭늉으로 먹기도 한다.  

The thin crust of overcooked rice left at the bottom of a heated rice pot. Its savory taste makes it ideal for a crispy snack or making rice tea(sungnyung).

ご飯を炊いたあと、蒸らし時間を長くすると、釜の底におこげができる。香ばしい風味のおやつとして食べたり、水を入れて煮てスンニュンにして食べたりする。

米饭蒸熟后多焖一会儿,锅底就会有一层紧贴着锅底的焦黄锅巴。锅巴的味道焦脆香酥,不仅可以当零食,而且还可以倒入清水加热做成锅巴汤。 用鍋煮飯時多燜一會兒, 鍋底就會有一層緊貼在鍋底的焦黃「鍋巴」。 不僅可以當零食,而且還可以倒入清水加熱 做成鍋巴湯。

출처:한식진흥원


[전북 정읍 걸치기휴게실]

원백암은 1676년 숙종2년 효행으로 명정이 내리고 벼슬을 받았던 진휼로 유명한 모은 박잉걸 선생의 성장지로 유명한 마을이다. 모은 선생은 굴치와 구절재의 길을 닦고 대각교를 사재로 건설하였으며,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의복과 식량을 나누어 주었으니 그 유적이 바로 걸치기이다.

걸치기는 모은 선생이 의복과 신발을 이곳에 걸쳐 놓고 없는 사람으로 하여금 언제나 가져다 입도록 했다는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걸치기휴게실 남사장님이 모은 박잉걸 선생의 후손이며 지금 터는 여사장님댁 집터라고 한다. 

예전 원백암 답사시 이곳에서 막걸리 한잔 하며 내주셨던 반찬 인심이 기억에 남아 다시 들렸다. 뷔페식 식당으로 변경되었다. 점심 시간이 되니 인근 일하시던 분들, 현지분들 식사도 하시고 반주도 하신다. 걸치기의 유래처럼 지금도 인심 후하게 음식을 내준다.)


"구수한 주전부리"

밥이 눌어 노릇한 빛깔을 띠는 누룽지다. 구수한 향과 꼬독꼬독 씹는 식감이 재미지다. 씹을수록 고소하다. 딱딱하지만 자꾸만 먹게 되는 좋은 주전부리다.


[경남 부산 부산포식당]

경북 영천이 고향이시며 부산 마지막 주모라고 자칭하시는 여사장님이 45년 정도 영업하신 대폿집겸 식당이다. 동동주에 곁들여 먹는 서대구이, 해물파전이 맛깔난다. 음식 솜씨도 좋으셔 점심시간에 백반도 판매한다. 푸짐하게 차려진 반찬과 잡곡밥 한상이 차려진다. 잡곡밥을 지으며 만든 누룽지에 물을 붓고 끓인 숭늉이 구수하다.


잡곡밥 누룽지(잡곡밥 지을 때 누룽지를 만들어 물을 붓고 끓인 진한 갈색빛이 도는 숭늉이다. 포도당으로 변한 갈색 밥의 전분과 탄 맛이 어우러진 숭늉을 후르르 떠먹는다. 구수함이 입 안 가득하게 퍼지며 흔쾌해진다.)


[충북 단양 미자네식당]

미자네식당(단양구경시장 부근 냄비밥 전문점이다. 식당 내부는 그리 크지 않으며 배달 위주로 영업하신다. 주문 전화가 많이 온다.)


냄비밥 누룽지(주문 후 약간 시간이 걸려 나오는 윤기있는 밥알의 고슬고슬하게 잘 지어진 냄비밥에 눌러 붙은 누룽지다. 따뜻한 물을 부어 먹는다. 구수하고 식감이 재미나다.)


[충남 서산 큰마을영양굴밥]

은행, 대추, 호두, 밤 등 견과류와 굴들 넣어 지은 영양굴밥이 대표메뉴이다. 돌솥밥에 남은 누룽지에 뜨거운 물을 부은 숭늉이 일품이다.


굴밥 누룽지(주문 후 뜨거운 돌솥에 은행, 대추, 호두, 밤등 견과류와 탱글탱글한 굴을 넣어 고슬고슬하게 지은 굴밥을 푼다. 밥을 덜은 뜨거운 돌솥에 남은 누룽지에 굴밥을 담고 뜨거운 물을 부어 숭늉을 만든다. 은은한 굴향의 굴밥과 고독고독 씹히는 구수한 누룽지가 한데 어우러져 한층 풍미를 더한다.)


[경북 봉화 동궁회관]

봉화 억지춘양시장 안에 있는 모범음식점이다. 송이, 능이, 엄나무순 돌솥밥등 식사류 송이, 능이 전골도 판매한다. 돌솥밥을 달은 후 남은 누룽지에 물을 부어 숭늉으로 먹는다.


엄나무순 돌솥밥 누룽지(고슬고슬한 밥과 쌉싸래하고 진한 엄나무순 향이 남은 누룽지에 뜨거운 물을 부은 숭늉이다.)


[경북 예천 용문산 용문사]

용문사 답사 후 점심 식사 공양으로 맛 본 꼬들꼬들한 누룽지와 물을 넣어 끓인 구수한 숭늉이다. 


식사 공양, 누룽지와 숭늉(고독고독 씹히는 누룽지와 구수하고 은은한 단맛의  따뜻한 숭늉.)


숭늉(꼬들꼬들 딲딱한 겉과 부드러운 안쪽의 쌀이 붙은 누룽지에 물을 넣어 끓인 구수하고 은은한 단맛의 따뜻한 숭늉이다.)


[충북 옥천 장령산 용암사]

식사 공양(11시 30분 스님들 식사 공양이 끝난 후라 찬이 많지 않다며 스님들이 점심으로 먹은 떡국을 사기그릇에 담아 내주신다. 오랜만에 절밥으로 떡국을 맛보았다. 삼삼하게 간이 된 국물에 애호박, 양파, 당근, 어슷하게 썬 쫀득한 가래떡, 길쭉한 땅콩 모양의 만두를 넣어 끓인 후 노란 달걀지단과 김 가루를 고명으로 얹었다. 색감도 예쁘고 맛도 좋다. 일반 식당의 기성품으로 차려진 반찬보다 백배 낫다. 여보살님 마음씨만큼 음식 솜씨도 좋다. 식사 후 누룽지도 맛 보라며 주신다.)


누룽지(밥 짓고 남은 누룽지를 소쿠리에 담아 말리는 중이다. 아직 덜 말려져 바삭하진 않고 쫀득하다. 누룽지도 주셨다. 배가 불러 누룽지 반쪽만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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