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됨을 달래주는 단맛, 설탕국수

2020. 9. 3. 20:00구석구석 먹거리/별식&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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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별식(別食)&별미(別味)]

별식(別食)은 늘 먹는 음식과 다르게 만든 색다른 음식. 또는 평소에 먹던 것과는 다르게 만든 색다른 음식을,

별미(別味)는 특별히 좋은 맛. 또는 그 맛을 지닌 음식을 뜻한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여행하며 맛 본 별식, 별미를 소개한다.


설탕국수 / 이안

어릴 적 엄마는
국수에 찬물을 붓고 흰 설탕 한 술 풀어
밥 대신 주셨지요

혼자있는 저녁
궁핍을 모르고 맛있었던 그때 생각에
옛 맛을 떠올리며 만들어 먹습니다

엄마가 다녀가셨는지 
허멀건해도 달디단 그때 그 맛입니다

후루룩후루룩 단물을 삼키는데 
후드득후드득 짠물이 떨어집니다


[경남 통영 우도 송도호민박]

고향이 우도인 남편,시부모님, 친절하게 우도 설명과 현지 음식들로 정갈하고 맛깔나게 차려주신 인상 좋으신 여사장님등이 민박과 식당을 겸업한다. 

여사장님이 통영에 일때문에 나가셔 음식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점심에 국수 삶는데 같이 먹고 가라고 시누이분으로 보이는 여성분이 말씀하신다. 


송도호민박 점심 식사(여사장님이 통영에 일 때문에 나가셔 음식 준비가 안되었다며 식구들 점심으로 삶은 국수를 주신다. 인근 주민분 두분, 송도호민박 가족분들과 같이 식사를 하였다. 

다진 김치, 파김치, 쪽파무침, 부추무침, 양념간장, 나물무침등의 반찬에 국수를 먹었다. 섬의 일상적인 점심 밥상이다. 

할머님 두분은 양념간장 대신 설탕을 넣어 드신다. 설탕국수 얘기는 들었는데 실제로 보기엔 처음이다.)


"고됨을 달래주는 단맛"

설탕국수(생각보다 설탕을 많이 넣으신다. 예전엔 설탕도 귀해서 사카린, 신화당을 넣어 드셨다고 한다. 한 젓가락 맛보라고 해서 먹었는데 많이 달지는 않다. 보통은 맹물에 설탕을 넣어 드셨는데 오늘은 육수와 고명이 많은 설탕국수이다.

설탕을 넣은 국수를 드시며 달달함으로 고된 논밭일의 피로를 잊으신 게 아닌가 추측해 본다.)


[전남 광주 서울장수국수]

광주 1913송정역시장에 있다. 맞은편 서울떡방앗간의 자연 건조 국수를 사용하는 국수 전문점이다. 잔치국수, 비빔국수, 열무국수, 콩물국수등과 부침개, 만두 등을 판매한다. 설탕국수, 홍어회국수등 별미 국수도 보인다.


설탕국수(묵직하고 투박한 뚝배기에 생수 물, 일반 소면보다 약간 굵어 보이는 면을 삶아 넉넉하게 담고 설탕을 얹어 내준다. 아삭하게 씹히는 부추 넣은 얼갈이배추, 새곰한 단무지를 곁들여 먹는다.)


설탕국수(투박하고 묵직한 갈색 뚝배기 그릇에 뽀얀 면발을 똬리 틀어 담고 순백 설탕을 얹는다. 맑고 투명한 생수 물은 면 아래가 잠길 정도로 자작하게 붓는다. 담음새가 정갈하다. 갈색 그릇 안에서 무색이 하얀색으로 층층이 변신한다.

설탕을 면과 생수 물에 섞는다. 무미(無味)의 물이 깔끔한 단맛으로 변한다. 달금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단맛이 강해진다. 약간  굵은 면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단맛이 서서히 스며든다. 부드러움과 졸깃함이 섞인 면에도 달금함이 묻어난다.

아삭하고 풋풋한 얼갈이배추 겉절이를 곁들여 먹는다. 매콤한 양념과 식감이 달큰한 설탕물, 졸깃한 면과 잘 어우러진다. 면을 다 먹은 후 남은 설탕물을 들이켠다. 단맛이 진하다. 달콤하다.

사장님 말씀에 따르면 "설탕국수는 가격도 싸서, 옛 추억을 떠올리는 연세 계신 어르신들이 주로 찾아드신다고 한다."  어르신들은 추억의 단맛으로 뜨내기 여행객은 호기심의 단맛으로 서로 다른 단맛을 느낀다.

바쁘게 젓가락질하다 보니 하얌을 담고 있던 뚝배기 밑바닥이 드러난다. 하얀색과 무색은 사라지고 갈색만 남는다. 설탕의 단맛도 담백한 맛에 포개지며 여릿한 여운을 남긴다.

모든 어르신이 같진 않겠지만, 설탕(설탕도 귀해서 사카린, 신화당을 넣어 드셨다고 한다.) 넣은 국수의 단물로 고된 논밭 일로 흘린 땀의 짠물을 씻어내며 피로를 잊으신 게 아닌가 추측해 본다. 뚝배기처럼 묵직하게 마음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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