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뜻한 자연의 맛, 갓냉이국수

2020. 9. 6. 07:30구석구석 먹거리/별식&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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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별식(別食)&별미(別味)]

별식(別食)은 늘 먹는 음식과 다르게 만든 색다른 음식. 또는 평소에 먹던 것과는 다르게 만든 색다른 음식을, 

별미(別味)는 특별히 좋은 맛. 또는 그 맛을 지닌 음식을 뜻한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여행하며 맛 본 별식, 별미를 소개한다.


[강원 철원 갓냉이국수]

1987년부터 정육점을 운영하셨다는 60대 후반의 친절하고 인상 좋으신 어머님과, 30대 후반의 광고디자인 일하신 막내 아들분이 운영한다.(방문한 지 시간이 꽤 흘렀다. 어머님은 70대, 아들분은 40대 초반이 되셨을 것이다.)

전화로 미리 혼자 가는데 식사 가능한지 물어보고 찾았다. 갓 냉이 국수와 한우 버섯전골 세트 메뉴로 2인분 이상 가능하다. 직접 농사지은 식재료로 밑반찬들을 만든다. 아드님이 다른 볼일도 있어 자리를 비워 영업 하루 하지 않으시려 했으나, 혼자 멀리서 일부러 찾아왔다며 정성 들여 차려주신다. 솜씨, 맵시, 마음씨를 골고루 갖춘 곳이다.


"시간이 빚은 산뜻한 자연의 맛"

갓 냉이 동치미는 무와 4월에 직접 채취하거나 약초꾼에게 부탁해 채취한 갓 냉이로 담는다. 자연스러운 분홍빛이 어여쁘다. 상쾌하고 담박한 국물이 그만이다.


갓냉이국수(검은 그릇에 알맞게 삶아 찬물에 헹군 부드럽고 졸깃한 하얀 소면을 담는다. 무와 갓 냉이로 담은 분홍빛 갓 냉이 동치미 국물을 붓고 줄기와 잎이 고스란히 남은 갓 냉이를 고명으로 얹는다. 먹음직스럽다.

국물부터 들이켠다. 은은한 발효의 신맛이 내장 깊숙이 짓쑤시고 들어간다. 담박한 상큼함이 뒤를 받친다. 면은 기성품 가는 면이다. 알맞게 삶아 헹궈냈다. 알맞음은 연륜의 힘이다. 어금니에 맞서지 않는 졸깃함이 좋다. 고명으로 얹은 갓 냉이를 면과 함께 먹는다. 담백한 면에 시금함과 시간이 만든 무른 질감도 보탠다.

본연의 맛은 식재료 자체의 맛이 아니라 식재료로 만들 수 있는 최상의 음식이다. 갓 냉이 국수는 귀한 식재료에 시간과 정성을 담아 산뜻한 자연의 맛을 빚었다. 맛, 색감, 식감, 풍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먹는 이의 마음마저 흐뭇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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