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맛을 잇다, 밀장국

2020. 9. 5. 09:26구석구석 먹거리/별식&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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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별식(別食)&별미(別味)]

별식(別食)은 늘 먹는 음식과 다르게 만든 색다른 음식. 또는 평소에 먹던 것과는 다르게 만든 색다른 음식을, 

별미(別味)는 특별히 좋은 맛. 또는 그 맛을 지닌 음식을 뜻한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여행하며 맛 본 별식, 별미를 소개한다.


[경남 통영 새터죽집]

새터시장(서호시장 옛 이름) 난전에서 시어머니가 시작하여 아들 부부분이 대를 이어 운영한다. 40여 년 전통의 죽 전문점이다.

통영 서호시장 골목을 지나다 밀장국이란 쓴 간판이 보여 호기심에 들렸다. 아침 6시 살짝 넘은 시간인데 단골 손님으로 보이는 분들이 죽을 드신다. 메뉴판에 밀장국송이 쓰여 있다. 송아지 노래에 가사만 따로 붙여 부른다.

“밀~ 장국 밀~ 장국 새~터 밀~장국 오원 주면 한그럭 건더기 다섯개”

통영 연세 드신 분들은 추억의 노래로 기억하신다고 한다.

밀장국을 찿아보니 우리말샘 국어사전에 ‘수제비’의 방언 (경남)으로 설명되었다. 여사장님이 밀장국 소를 국 담는 대접에 내오며 단맛이 날거라고 말씀하신다. 국어사전 설명 ‘수제비’ 보단 전라도 팥칼국수에 설탕을 넣어 먹는거와 형태와 맛이 비슷하다.


밀장국(고소하고 달큰한 팥죽에 설탕, 밀가루 냄새 없는 도톰하고 길쭉한 면을 넣어 끓였다. 한번 팔팔 끓인 밀장국은 보온밥통에 넣어 보관한다. 찬은 새곰하고 시원한 국물에 아삭하게 씹히는 깍두기가 나온다. 깍두기 속 무는 잘게 썰었다. 치아가 좋지 않은 어르신들 편하게 드시게 하기 위함인 듯하다.


밀장국(검은 팥으로만 끓인 농도가 짙지 않은 고소하고 달큰한 맛의 팥죽에 손으로 직접 빚은 투박하고 도톰한 면, 설탕을 넣어 팔팔 끓인다. 

국물은 걸쭉하지 않고 호로록 마실 정도의 온도와 농도이며, 설탕을 넣어 달큰하다. 면은 밀가루 냄새가 없는 탄력적이고 쫀득한 면발이다. 면이 두툼해 아침으로 간단히 배를 채우기엔 넉넉하다. 곁들여 나온 깍두기의 새콤하고 시원한 맛이 밀장국의 단맛을 중화해준다.

추억의 맛은 대를 잇고 있다. 추억은 맛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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