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미가 된 구황음식, 도토리묵(Acorn Jelly Salad)

2020. 9. 14. 09:19구석구석 먹거리/머드러기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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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머드러기]

표준국어대사전에 설명된 '머드러기'는 과일이나 채소, 생선 따위의 많은 것 가운데서 다른 것들에 비해 굵거나 큰 것. 또는 여럿 가운데서 가장 좋은 물건이나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대한민국 여행하며 맛 본 내 인생의 머드러기 먹거리를 소개한다.


[도토리묵]

국문명 :도토리묵(dotorimuk)

 

다국어 :dotorimuk, Acorn Jelly Salad, どんぐりこんにゃくの和え物, 橡子凉粉, 橡子涼粉

 

도토리 녹말을 물에 풀어 끓인 다음 굳힌 음식이다. 당근, 쑥갓, 오이, 풋고추 등을 넣고 양념장에 버무려 먹는다.

 

A smooth gelatin made of acorn starch sliced and tossed with carrots, crown daisy, cucumber, and green chili pepper in a seasoned soy-sesame sauce.

 

どんぐりのでん粉を煮詰めてゼリー状に固めたもの。にんじんや春菊、きゅうり、青唐辛子などと一緒に薬味で和えて食べる。

 

橡子冻是用橡子粉加水煮熟后凝 固的食品,加入胡萝卜、茼蒿、黄瓜、尖椒等, 用调味酱搅拌一下即可食用。 橡子凍是將橡子粉放入水中煮熟凝固 的食品,加入胡蘿蔔、小黃瓜等蔬菜後 用調味醬攪拌一下即可食用。

 

출처:한식진흥원


강원 영월 구인사 여불자 분이 씻으시는 도토리 


[충북 청주 집]

 

도토리묵 만들기(가을철 산에서 주워 만들어 둔 도토리 가루에 물을 붓고 뭉근하게 끓인다. 굵은 천일염으로 소금 간을 한다. 나무 주걱으로 눌어붙지 않게 계속 젓는다. 색이 점점 짙어진다. 끈끈한 점성이 생기며 약간 투명한 빛을 띨 때 참기름을 넣고 약한 불로 줄여 뜸을 들인다. 뜸을 들인 도토리묵을 뜨거울 때 유리 용기에 담고 시원한 곳에서 굳힌다. 도토리가루 만들기까지도 고되지만, 도토리묵 만드는데도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간다. 도토리가루, 물, 소금, 참기름만 넣은 찐 도토리묵이다.)

 


"도토리는 사람이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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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미가 된 구황음식"

도토리묵(약간 쌉싸래한 맛의 탱글탱글 탄력적인 도토리묵이다. 쫀득하고 부드럽다. 집간장에 송송 썬 쪽파, 깨, 고춧가루 등을 넣은 고소하고 짭짤한 양념간장에 찍어 먹는다.)


도토리묵나물(가을철에 주운 도토리로 쑨 도토리묵을 채 썰어 말려 두었다가 냉동 보관한 도토리묵나물이다. 필요시마다 끓는 물에 데쳐낸다. 쌉쌀한 맛은 좀 덜해지고 쫀득한 식감은 살아난다.)


도토리묵나물볶음(채 썬 말린 도토리묵을 끓는 물에 불려 삶은 물에 데쳐 낸 후 간장, 매실액, 참기름, 깨, 청·홍 피망 등을 넣고 식용유에 볶는다. 떫은맛은 덜해지고 달큰하고 쫀득한 식감은 더해졌다. 도토리를 줍고, 씻고, 전분을 내리고, 묵을 쑤고, 말리고, 데치는 정성과 수고스러움이 듬뿍 담긴 음식이다.)


[충남 서천 판교마을 옥산집]

 

옥산집(서천 판교마을에 있는 간단한 집 반찬을 안주로 술 한잔하는 대폿집이다. 2남 4녀 6남매 두시고 할아버님은 환갑도 못 지내고 돌아가시고 큰 따님이 환갑 지났다는 주인 할머님. 여행하며 몇 차례 들려 막걸리 한잔하곤 했다. 2018년 방문 시에도 눈이랑 다리는 불편 하지만 말씀도 잘하시고 이랑 귀는 좋으시다는 연세 90세 넘으셨던 할머님. 문 앞에 앉으셔 또 오라 하셨는데 2019년 작고하셨다. 할머님이 내주시던 집 반찬에 술 한잔은 더는 할 수 없다. 잊히는 맛이 되었다. 기억으로만 곱씹을 수 있다. 이젠 조금씩 기억에서도 잊힌다. 사라지는 것보다 잊히는 게 슬프다.)


안주 차리시는 주인 할머님


2018년 3월 방문 시 잘 가고 근처 오면 또 들리라는 옥산집 할머님(2019년 작고하셨다. 명복을 빈다. 여러 사람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신 분이다. 기억과 마음속엔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이다.)


서천 판교 도토리묵 식품명인 김영근 님이 운영하는 농민식품에서 사 온 도토리묵(국산 도토리 99.7%에 천일염 0.3%만 첨가한 도토리묵)


추억과 시간을 간직한 할머니의 손과 상차림(오징어젓, 새우젓, 간장 등 단출하고 소박한 집 반찬이다. 도토리묵 식품명인 김영근 님이 운영하는 농민식품의 도토리묵을 할머님이 손으로 묵을 잡고 칼로 썰어 하얀 접시에 담아 주셨다. 쌉싸래하고 구수한 도토리묵에 막걸리 한잔 걸친다. 왕후장상의 맛이 부럽지 않다. 시간이 멈춘 마을에서 오래 기억에 남을 시간을 마셨다.)


[충남 보령 서부식당]

 

보령 동부시장에 위치한 백반집 겸 대폿집이다. 아침 일찍 백반을 먹을 수 있으며 할머님이 묵을 직접 쑤셔 주변 상인분들에게 판매도 하신다. 아침 일찍 대포 한잔하러 오신 현지 분들도 계신다. 식당 한편에 잠자리가 있어 밤늦게까지 묵 쑤시면 주무시기도 한다.


소머리국밥 백반에 반찬으로 나온 도토리묵이다. 어젯밤 할머니가 쑨 묵이다.


직접 쑤신 약간 떫으면서도 부드러운 맛의 도토리묵에 짭짤한 집간장, 쪽파, 고춧가루. 깨 등을 넣은 양념을 얹어 먹는다.


[강원 화천 비수구미마을 비수구미 민박 ]

화천 파로호 평화의 댐 부근 오지마을인 비수구미 마을에 부모님과 중년의 아들 부부분 등 가족이 운영하는 시골 외갓집 느낌의 민박집 겸 식당이다. 텃밭에서 기른 채소와 산에서 채취해 말리고 삶고 데쳐 삼삼하게 무친 산나물, 집에서 만든 장 등으로 만든 투박하지만, 정성과 수고가 들어간 반찬들에 비벼 먹는 산나물 비빔밥이산채비비밥이 일품이다. 가을에 주운 도토리로 만든 쌉쌀한 도토리묵과 고소한 애호박전도 별미이다. 맑은 계곡물을 바라보며 따스한 정이 담긴 한 상을 마주하면 산뜻한 봄맛을 느낄 수 있다.


재롱 도토리묵(인근 산에서 주운 도토리로 가루 내어 묵을 쑨 탱글탱글하고 쌉쌀한 도토리묵에 간장 양념장, 깨, 김 가루를 뿌려 내온다. 수고스러움이 듬뿍 담긴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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