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완성_2020년 9월(Vol. 1)

2020. 9. 30. 09:51뚜벅뚜벅 여행의 완성/여행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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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완성_2020년 9월]

[프롤로그]

9월은 24절기 중 풀잎에 흰 이슬이 맺히는 백로(白露)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추분(秋分)이 있는 달이다. 가을이 완연하게 다가옴을 알리는 절기다.

24절기 중 열다섯 번째 절기인 백로(白露)는 양력 9월 8일경부터 추분 전까지 대개 음력 8월에 들며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기이다. 가을밤 동안 기온이 크게 떨어지며, 풀잎에 이슬이 맺힌다. 태풍, 해일로 인해 농작물이 해를 입기도 하지만 만곡이 무르익는 풍요로운 절기이다.

24절기 중 열여섯 번째 절기인 추분(秋分)은 양력 9월 23일 무렵으로, 음력으로는 대개 8월에 든다. 

백로(白露)와 한로(寒露) 사이에 있는 24절기의 하나로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추분을 분기점으로 점차 밤이 길어진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음을 실감케 한다. 논밭의 곡식을 거두어들이고 호박고지, 박고지, 깻잎, 고구마순도 거두고 산채를 말려 묵나물을 준비하는등 풍요한 가을걷이로 분주한 절기이다.

폭염, 장마, 태풍, 해일등 세파를 이겨내고 맞이하는 풍성한 가을걷이가 있는 감사한 9월이다.


고추찜 말리기(여름철 강한 햇볕과 장마, 태풍을 이겨내고 수확한 고추를 국산 통밀가루 묻혀 찜기에 찐다.

마당 중앙에 종이를 깔고 국산 통밀가루에 무친 고추찜을 펴 넌다. 아직 남은 여름의 지열, 따뜻한 가을 햇볕과 선선한 바람에 말린다. 고추 부각 또는 고추 튀각으로 변신할 고추찜이다. 겨울을 준비하는 어머니의 수고스러움이 담긴 먹거리다. 여름이 키우고 가을에 거둬 겨울을 준비한다.)


묵나물(소쿠리에 담겨 말려지는 아주까리 묵나물이다. 여름이 가고 픙요로운 수확의 계절인 가을에도 겨울을 준비한다.)


전남 영광 불갑사 석산·꽃무릇(이룰수 없는 사랑이란 꽃말 처럼 잎이 있을 때는 꽃이 없고 꽃이 필때는 잎이 없어 잎은 꽃을 생각하고 꽃은 잎을 생각한다고 하여 상사화라는 이름으로 불러지고 있다. 이루지 못한 남녀의 애절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붉은 꽃무릇은 상사화의 한 종이다. 

석산은 꽃무릇, 붉은 상사화로 불리며 옛날 가난한 백성들의 구황식품으로 이용되었다. 꽃무릇 알뿌리에 함유된 녹말을 걸러내 죽을 끓여 먹었는데 알뿌리에 독소가 있어 이를 거라 앉히려면 꽤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이를 참지 못하고 그냥 죽을 쑤어 먹으면 배탈로 곤욕을 치렀기 때문에 "자발스러운 귀신은 무릇 죽도 못 얻어먹는다"라는 속담이 생겼다.)


전남 영광 불갑사, 고양이와 꽃무릇


[여행]

[뚜벅뚜벅 대한민국 답사여행]

뚜벅뚜벅 아름다운 우리땅을 여행하며 삶의 체취와 역사의 흔적이 서린 문화유산을 만나다.

[뚜벅뚜벅 대한민국 답사여행_9월, 참나무]

참나무는 어느 한 종(種)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참나무과 참나무속에 속하는 여러 수종(樹種)을 가리키는 명칭이다. 쓰임새가 많아 유용한 나무라는 뜻이며, 이 속(屬)에 속하는 나무는 모두 도토리라고 불리는 견과(堅果)를 생산하므로 '도토리나무'라고도 불린다.  

겨울에 잎이 떨어지는 낙엽활엽수와 일년 내내 잎이 지지 않는 상록활엽수가 있으며, 대부분 높이가 8m를 넘는 교목이나,  때로는 높이가 2m 이내인 관목도 있다. 북반구의 온대에서 열대에 걸쳐 200~250종이 자라며, 잎이 어긋나고 대부분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은 양성화이며 4~5월에 핀다. 수꽃 이삭은 새 가지의 잎겨드랑이에서 밑으로 처지고, 암꽃 이삭은 잎겨드랑이 윗부분에 곧게 선다. 도토리라고 불리는 견과(堅果)는 접시 같은 각두(殼斗) 안에 들어 있으며 타원형 또는 공 모양이다. 각두는 총포이며 겉에 포린(苞鱗)이 덮고 있다. 포린은 종에 따라 크기가 다르고 배열도 다르다.

참나무과 낙엽활엽수는 참나무아속(Lepidobalanus)에 속하며, 여기에 속하는 수목으로 상수리나무·굴참나무·떡갈나무·신갈나무·갈참나무·졸참나무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중 떡갈나무·신갈나무·갈참나무·졸참나무는 꽃이 핀 해에 열매가 성숙하지만 상수리나무와 굴참나무는 다음해에 성숙한다. 참나무과 상록활엽수는 가시나무아속(Cyclobalanopsis)에 속하며 여기에 속하는 수목으로 가시나무·종가시나무·붉가시나무·졸가시나무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주로 난대 지역 및 해안가에 서식하며, 각두에 5~9개의 둥근 고리가 있는 것이 공통된 특징이다. 

나무껍질에 타닌 함량이 많으므로 바닷가에서는 어망을 물들이는 데 사용한다. 재목은 매우 단단하여 쓰이는 곳이 많으며, 특히 술통을 만드는 재료로 유명하다. 견과는 채취하여 도토리묵을 만들어 먹는다. 떡갈나무의 잎은 크고 두꺼우며 향기가 있어 농촌에서는 떡을 찔 때 사용하여 왔으나, 일본에서는 떡을 싸는 데 사용하고 있다. 굴참나무에서 코르크를 채취하는데, 특히 난대지역에서는 코르크를 생산하는 경제자원으로써 지중해산 코르크참나무(Q. suber)를 재배한다.

출처:두산백과


강릉 산계리 굴참나무군, 군락의 대표수목 굴참나무


울진 수산리 굴참나무, 가지와 나뭇잎, 도토리


안동 대곡리 굴참나무, 나무가지와 도토리


[대한민국 천연기념물 참나무]

참나무는 현재(2020년 9월) 굴참나무(군) 4곳, 갈참나무 1곳이 문화재청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1. 천연기념물 제96호 울진 수산리 굴참나무 

굴참나무는 일본·중국 및 우리나라에 분포하며 줄기에 코르크가 발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남향의 건조한 곳이나 돌이 많은 땅에서도 잘 살며 특히 강원도와 경상북도에서 많이 자라고 있다. 굴참나무의 껍질은 코르크로 이용되고 열매는 묵을 만드는 재료로 쓰인다.

울진의 굴참나무는 나이가 300년 정도로 추정되며, 높이 20m, 둘레 5.94m이다. 수산리마을 입구의 오른쪽 언덕에서 자라고 있으며, 현재는 1959년 태풍에 의해 남쪽가지가 부러지고 썩은 부분을 수술한 상태로, 나무의 모양이 허약해 보인다. 이 나무는 의상대사가 심었다고 전해지며, 옛날 싸움터에서 다급해진 왕이 이 나무 밑에 숨었다고 하여 나무 옆으로 흐르는 강을 왕피천(王避川)이라고도 부른다. 한때는 성류사를 찾는 스님들의 길잡이가 되기도 하였다.

울진의 굴참나무는 굴참나무 가운데에서는 매우 크고 오래된 나무로서 생물학적 가치가 클 뿐만 아니라, 전설이 깃들어 있는 나무로서 문화적 가치도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 출처:문화재청

울진 수산리 굴참나무


2. 천연기념물 제271호 서울 신림동 굴참나무 

굴참나무는 일본, 중국 및 우리나라에 분포하며 줄기에 코르크가 발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남향의 건조한 곳이나 돌이 많은 땅에서도 잘 자라며, 특히 강원도와 경상북도에서 많이 자라고 있다. 굴참나무의 껍질은 코르크로 이용되고 열매는 이듬해 10월에 익고 식용 및 약용하거나 사료로 쓰인다.

서울 신림동의 굴참나무는 나이가 약 1,000살 정도라고 전하고 있으나, 실제 나이는 약 250살(지정당시) 정도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나무의 높이는 16m, 가슴높이의 둘레가 2.86m에 이른다. 전하는 이야기에 의하면 강감찬 장군이 이곳을 지나다가 지팡이를 꽂았는데 그것이 자라 오늘의 굴참나무가 되었다고 하나 원래의 나무는 죽고 그 후계목이 자라 지금에 이른 것으로 생각된다. 예전에는 마을에서 매년 정월 대보름에 마을의 평안을 비는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신림동의 굴참나무는 오랜 세월 동안 조상들의 관심과 보살핌 가운데 살아온 나무로 민속적·생물학적 자료로서의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 출처:문화재청

서울 신림동 굴참나무 


3. 천연기념물 제285호 영풍 병산리 갈참나무 

갈참나무는 중국, 대만, 일본 등지에 분포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온대림을 구성하는 나무이다.

영풍 병산리의 갈참나무는 나이가 600년으로 추정되며, 높이는 13.8m, 둘레는 3.39m이다. 이 나무는 마을 뒤쪽 평탄한 곳에 충분한 성장공간을 가지고 있으며, 줄기와 가지가 고루 발달하여 둥근 모양을 하고 있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창원 황씨의 황전 선생이 조선 세종 8년(1426)에 ‘선무랑 통례원 봉례’의 벼슬을 할 때 심었다고 하나 확실치는 않다. 마을사람들은 매년 정월 대보름에 갈참나무 아래에 모여 마을의 평화와 풍년을 비는 제사를 올리고 있다.

영풍 병산리의 갈참나무는 오랜 세월동안 조상들의 관심과 보호속에서 자라온 나무로 문화적·생물학적 자료로서의 가치가 크므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 출처:문화재청

영풍 병산리 갈참나무 


4. 천연기념물 제288호 안동 대곡리 굴참나무

굴참나무는 일본, 중국 및 우리나라 등지에 분포하며 줄기에 코르크가 잘 발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남향의 건조한 곳이나 돌이 많은 땅에서도 잘 살며, 특히 강원도와 경상북도에서 많이 자라고 있다. 굴참나무의 껍질은 코르크로 이용되고 열매는 묵을 만드는 재료로 쓰인다.

안동 임동면의 굴참나무는 나이가 500년 정도로 추정되며, 높이가 22.5m, 둘레는 5.4m로 현재 보호되고 있는 굴참나무 중 가장 강건하고 나무의 모양이 잘 발달되어 있다.

 마을에서는 농사일을 마친 7월 중 좋은 날을 택해 논길을 보수하고 잡초를 벤 후, 일이 끝나면 동네사람들은 나무 아래에 모여 제사를 올리고 음식을 나누어 먹었다고 한다. 또한 봄에 이 나무에 소쩍새가 와서 울면 풍년이 든다고 믿고 있다. 

안동 임동면의 굴참나무는 마을의 정신적 지주로 오랜 세월동안 조상들의 관심과 보호속에 자라온 나무로서 민속적 가치가 크다. 또한 우리나라 굴참나무 중 가장 크고 오래된 나무 중의 하나로 생물학적 보존가치가 크므로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 출처:문화재청

안동 대곡리 굴참나무


5. 천연기념물 제461호 강릉 산계리 굴참나무 군

굴참나무는 우리나라 중부 이남에서 흔히 자라는 낙엽교목으로서 키가 약 25m, 가슴높이 둘레 약 3.5m 정도로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옥계면 굴참나무는 가슴높이 둘레 2m이상 개체 약 12주가 위치하고 있는 숲으로서, 군락의 대표수목 1주는 규격(나무높이 30.5m, 근원둘레 5.53m, 가슴높이 둘레 5.27m, 수관폭 동-서 28m, 남북 28.9m)과 수형에 있어 생물학적 종을 대표할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주변에 존재하는 개체(군락 내 11주 규격 : 가슴높이 둘레 2.0m∼4.38m)들도 잘 보존되어 있다. 

또한 이 숲은 강원도 산촌마을의 동구에 조성된 숲으로서 산촌마을에 전승되고 있는 토착신앙적 행위를 수용해온 당숲으로 전통문화적 의미와 역사성에 있어서도 천연기념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숲이다. - 출처:문화재청

강릉 산계리 굴참나무 군


[대한민국 유네스코 세계유산]

[세계유산이란(World Heritage)?]

「세계유산협약」(1972)에 의거하여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인류 전체를 위해 보호되어야 할 뛰어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가 있다고 인정하여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한 유산으로 문화유산, 자연유산, 복합유산으로 분류됨. 

출처:문화재청


[세계유산현황]

2019년 7월 현재 세계유산은 전 세계 167개국에 분포되어 있으며, 총 1,121점(2019년 등재기준) 가운데 문화유산이 869점, 자연유산 213점, 복합유산이 39점이다. 한편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목록에는 총 53점(2019년 등재기준)이 등재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세계유산은 ‘해인사 장경판전(1995년)’, ‘종묘(1995년)’, ‘석굴암 · 불국사(1995년)’, ‘창덕궁(1997년)’, ‘수원화성(1997년)’, ‘고창 ·화순 ·강화 고인돌 유적(2000년)’, ‘경주역사유적지구(2000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2007년)’, ‘조선왕릉(2009년)’,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2010년)’, ‘남한산성(2014년)’, ‘백제역사유적지구(2015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2018년)’, ‘한국의 서원(2019년)’으로 총 14점이 있다.

출처:유네스코한국위원회


[뚜벅뚜벅 대한민국 세계문화유산_9월, 석굴암 · 불국사(1995년)]

[요약]

석굴암(石窟庵)과 불국사(佛國寺)는 신라 시대에 만들어진 고대 불교 유적이다. 석굴암은 불상을 모신 석굴이며, 불국사는 사찰 건축물이다. 두 유산은 모두 경주시 동남쪽의 토함산(吐含山)에 있으며, 약간의 거리를 두고 있다. 두 유산은 8세기 후반에 같은 인물이 계획해 조영하였으며 비슷한 시기에 완공되었다. 석굴암은 화강암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쌓아 만든 석굴로 원형의 주실 중앙에 본존불(本尊佛)을 안치하고 그 주위 벽면에 보살상, 나한상, 신장상 등을 조화롭게 배치하였다. 불국사는 인공적으로 쌓은 석조 기단 위에 지은 목조건축물로 고대 불교 건축의 정수를 보여 준다. 특히 석굴암 조각과 불국사의 석조 기단 및 두 개의 석탑은 동북아시아 고대 불교예술의 최고 걸작 중 하나로 꼽힌다.


[영문명]

Seokguram Grotto and Bulguksa Temple


[등재기준]

기준 (ⅰ) : 석굴암과 불국사는 신라인들의 창조적 예술 감각과 뛰어난 기술로 조영한 불교 건축과 조각으로 경주 토함산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한국 고대 불교예술의 정수를 보여 주는 걸작이다.

기준 (ⅳ) : 석굴암과 불국사는 8세기 전후의 통일신라 시대 불교문화를 대표하는 건축과 조각으로, 석굴암은 인공적으로 축조된 석굴과 불상 조각에 나타난 뛰어난 기술과 예술성, 불국사는 석조 기단과 목조건축이 잘 조화된 고대 한국 사찰 건축의 특출한 예로서 그 가치가 두드러진다.


[완전성]

석굴암은 부처가 깨달음을 얻는 순간을, 불국사는 불법의 세계를 현실 세계에 구현한 걸작으로, 이들 두 유산은 함께 이해되어야 한다. 불국사와 석굴암 전 영역과 두 유산이 위치한 토함산이 유산 구역에 포함되어 있다.


[진정성]

석굴암 본존불과 그 주위 대부분의 석조 조각과 건축의 형태는 8세기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진정성이 높다. 불국사 경내의 석조 유산은 부분적 보수 과정을 거쳤을 뿐 신라 시대의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으며, 목조 건축물들은 16세기부터 보수와 복원의 과정을 거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모든 복원 사업은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이루어졌고 전통 재료와 기술이 사용되었다.


[본문]

토함산 남동쪽 비탈에 있는 석굴암은 동해를 바라보며 자리 잡고 있다. 석굴암은 신라 경덕왕 10년인 751년에 당시 재상이었던 김대성이 짓기 시작해 혜공왕 10년인 774년에 완공됐다. 기록에 따르면 석굴암의 원래 이름은 석불사였다고 한다. 석굴암은 화강암으로 만들어졌고, 벽에는 39개의 불상들이 조각되어 있으며 한가운데에 본존불상이 놓여 있다.

석굴암은 전실(前室), 비도(扉道), 돔형 주실(主室)로 구성된다. 전실은 직사각형 모양으로, 양쪽 벽에는 팔부신장(八部神將)이 각각 네 사람씩 새겨져 있다. 비도는 전실에서 주실로 들어가는 부분인데, 비도의 입구 옆에는 두 사람의 금강역사상(金剛力士像)이 서 있다. 비도의 좁아지는 부분 양쪽으로는 사천왕상(四天王像)이 각각 한 쌍씩 조각되어 있다. 주실의 입구 양쪽에 팔각형 돌기둥 두 개가 각각 세워져 있고, 본존불상은 주실의 중앙에서 조금 벗어난 지점에 놓여 있다. 주실의 입구 양쪽 벽에는 범천(梵天)과 제석천(帝釋天), 두 보살, 십나한이 새겨져 있다. 본존불상 뒤의 벽 한가운데에는 자비의 보살로 알려진 십일면관음보살상(十一面觀音菩薩像)이 새겨져 있다.

전실과 주실의 벽에 새겨진 불상들 아래 놓여 있는 돌에도 마찬가지로 부조가 새겨져 있다. 석굴암이 만들어진 당시에 십일면관음보살상 앞에 있었던 대리석 사리탑은 일제강점기 때 제거됐다. 본존불상 뒤의 벽에 새겨진 십일면관음보살상 위에는 거대한 원형 연판(蓮瓣)이 조각되어 있다. 이 원형 연판은 정면에서 보면 마치 본존불상의 후광인 듯한 인상을 준다. 이 연판 위쪽 벽에는 열 개의 감실들이 가로로 늘어서 있다. 감실 각각에는 보살이나 불자의 조각상이 놓여 있었으나, 현재 그 중 두 개가 없어진 상태다. 돔형 천장을 구성하는 돌들은 주실 천장의 또 다른 연판을 향해 모아지는 모습을 하고 있다.

본존불상인 석가여래좌상은 3.45m 높이로 연화좌(蓮花座) 위에 앉아 있다. 불상의 머리카락은 달라붙은 곱슬머리이며, 정수리에는 궁극의 지혜를 상징하는 육계(肉髻)가 돌기처럼 튀어나와 있다. 이마는 넓고, 초승달 같은 눈썹 아래로 반쯤 감은 눈은 동해를 응시하고 있다. 오른쪽 어깨에 걸쳐져 왼팔과 가슴을 덮은 모양의 법복은 섬세하고도 현실적이다. 불상은 부좌 상태에서 항마촉지인이라는 손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는 깨달음을 얻은 부처가 지신(地神)을 소환해 자신의 깨달음을 증명할 때 취했던 동작이다. 금강역사상, 팔부신장상, 천부상, 보살상, 십나한상, 사천왕상 등의 다른 조각들도 모두 세부적인 자연스러움에 주의를 기울여 정교하게 조각되었다.

석굴암의 본존불상이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순간을 완벽하게 묘사하고 있는 걸작이라면, 불국사는 신라의 이상향인 불국토를 현세에 드러내고자 의욕적으로 만들어진 건축물이다. 불국사는 석굴암과 동시에 만들어졌는데, 불국사의 축조를 시작하고 지휘한 사람 역시 석굴암을 만든 재상 김대성이었다. 효심이 깊었던 김대성은 현생의 부모를 기리며 불국사를 세웠고, 전생의 부모들을 기리며 석굴암을 지었다.

이승에 부처의 나라를 실현하는 것은 신라의 오랜 꿈이었고, 신라인들은 자신들의 나라가 바로 부처의 나라라고 믿었다. 때문에 불국사라는 이름 자체도 신라인들에게는 큰 의미를 지닌다. 불국사는 말 그대로 부처님 나라의 사찰을 뜻한다. 이것은 곧 불국사가 부처님의 나라가 현세에 실현된 낙원이라는 의미다.

불국사 경내는 이승에 실현된 불교적 이상향이라 여겨졌다. 석단(石壇) 위에 지어진 목조 건축물들은 세 구역으로 구분된다. 비로자나불의 전당인 비로전, 득도의 전당인 대웅전, 지복의 전당인 극락전이 그것이다. 세 구역은 하나의 현세 공간과 두 개의 천상 공간을 상징하고 있다. 순수한 부처 나라로, 비로자나불이 존재하는 현세, 아미타불의 낙원, 석가모니불의 사바세계가 바로 그것이다.

비로전, 극락전, 대웅전을 포함해 석단 위의 공간은 곧 부처의 나라이며, 석단 아래의 공간은 이승이다. 이 두 세계는 청운교, 백운교, 연화교, 칠보교 두 쌍의 다리로 연결된다. 석단, 석교(石橋), 그리고 대웅전 앞에 세워진 석가탑과 다보탑은 신라 시대의 우수한 석공 기술을 보여 준다. 석굴암과 마찬가지로 불국사는 손으로 다루기 힘든 화강암으로 만들어졌다. 옛날에 불국사에는 토함산에서 흘러내려오는 물로 만들어진 구품연지라는 연못이 있었다고 한다. 오늘날 구품연지는 존재하지 않지만, 토함산의 물이 흘렀던 수구의 흔적이 아직까지 석단에 남아 있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 불국사는 막대한 피해를 입어 목조건물이 모두 불에 타버렸지만, 다행히 석단, 석교, 석탑, 등(燈), 금으로 도금된 청동 불상들은 무사히 남았다. 오늘날 볼 수 있는 불국사의 건축물은 1969년부터 1973년 사이에 시행된 복구 작업을 통해 부분적으로 재건된 것이다. 복구는 불국사 유적의 발굴과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이루어졌으나, 신라 시대 당시의 대규모 복합 건축물을 재현해 내지는 못했다. 불국사의 중심에 위치한 대웅전 앞뜰에는 다보탑과 석가탑이 동서로 놓여 있다. 통일신라 시대 이래 사찰의 주 건물 앞에는 동일한 외관을 가진 한 쌍의 탑을 세우는 것이 관례였으나, 다보탑과 석가탑은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석가탑과 다보탑에는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의 내용이 반영되어 있다. 석가모니가 영취산(靈鷲山)에서 설파할 때 보배로운 탑이 땅에서 솟아났고, 이미 깨달음을 얻은 다보여래가 그 탑 위에 나타나 석가모니의 설법을 증명했다. 그리고 다보여래와 석가모니는 탑 안에 나란히 앉았다는 것이다. 다보탑은 이 이야기에 나오는 다보여래를, 석가탑은 석가모니를 상징하고 있다.

폭 6.7㎝, 길이 6.2m의 두루마리에 적힌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 또한 주목할 만하다. ‘흠 없이 순수한 빛의 위대한 다라니경’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이 유물은 1966년에 석가탑의 2층에서 발견됐다. 8세기경에 만들어진 이 경전은 목판으로 인쇄된 경전으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다.


[관련이미지]

석굴암 · 불국사(Seokguram Grotto and Bulguksa Temple,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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