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식감, 돼지 꼬리 구이

2020. 11. 18. 07:20구석구석 먹거리/별식&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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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별식(別食)&별미(別味)]

별식(別食)은 늘 먹는 음식과 다르게 만든 색다른 음식. 또는 평소에 먹던 것과는 다르게 만든 색다른 음식을, 

별미(別味)는 특별히 좋은 맛. 또는 그 맛을 지닌 음식을 뜻한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여행하며 맛 본 별식, 별미를 소개한다.


[강원 속초 연탄불생구이]

속초시보건소 뒤 속초 먹거리단지 대로변에 위치한 연탄불 구이 전문점이다. 친절하고 환한 인상의 남사장님이 운영한다. 소 갈빗살, 돼지 생갈비, 생목살, 뒷고기, 껍데기, 닭똥집 등을 화력 좋은 연탄불에 구워 먹는다. 닭 목살구이와 돼지 꼬리구이가 별미다.


생돼지 갈비, 닭 목살, 돼지 꼬리를 화력 좋은 연탄불에 굽는다.


돼지 꼬리 구이는 돼지 꼬리 부분을 연탄불에 구워 먹는 음식이다.  70~80년대 돈 없고 배고프던 시절, 공장 노동자들과 서민들이 돼지 꼬리 구이 한 점에 소주 한잔 먹으며 고단함을 달랬던 먹거리였다. 현재는 맛을 좇는 게 아니라 색다른 것, 특이한 것을 추구하며 소셜미디어에 인증하려는 밀레니얼 세대의 괴이한 식습관 중 하나로 진화했다. 같은 음식이지만 세대에 따라 다른 추억의 맛으로 기억될 돼지 꼬리 구이다.

돼지 꼬리를 주문하면 후춧가루와 소금을 살짝 뿌린 돼지 꼬리를 쟁반에 담아 내준다. 은쟁반 위 손질된 돼지 꼬리는 뽀얀 껍질 사이로 수줍은 새색시 볼같은 분홍빛 속살을 드러낸다. 새신랑처럼 화력 좋은 연탄불에 껍질 부위가 보이게 굽는다.


"농익어가는 새색시의 맛"

돼지 꼬리 속살부터 연탄불에 구우면 오징어구이처럼 돌돌 말아진다. 연탄불에 떨어진 기름은 하얀 열기를 품고 불맛을 속살에 입힌다. 새신랑처럼 불타오르는 열기에 새색시는 서서히 농익어 간다. 껍질도 골고루 익힌다. 뽀얀 껍질이 노릇하게 구워지면 먹기 좋게 잘라 맛을 본다.

쫀득한 껍질은 고소함으로, 졸깃한 속살은 여린 감칠맛으로 어금니를 놀리며 입안 전체를 흐뭇하게 한다. 한점에서 두 가지 식감과 맛이 어우러진다. 갓 삶아낸 뜨거운 족발에 들기름을 반 숟가락 뿌려 고기와 껍질을 함께 씹는 맛 같다. 살짝 뿌려진 후춧가루와 소금은 잡내를 잡고 담백함에 간을 맞추며 맛을 정점으로 이끈다.

돼지 꼬리 한점 먹고 소주 한잔 털어 넣는다.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 돼지 꼬리를 향하는 젓가락질은 소주잔에 계속 손이 가게 한다. 새신랑 열기에 농익은 새색시 볼처럼 내 볼도 술에 무르익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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