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07_순천_영진식당

2021. 1. 10. 08:10구석구석 먹거리/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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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경북 안동역 벽화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07_전남_순천_영진식당]

순천 웃장 부근 순천시립그림책도서관 맞은편에 있는 백반 전문 노포다. 정정해 보이시는 노부부가 운영하신다. 80살 넘으신 할아버님은 손님 접대와 음식을 나르고 70대 할머님은 이른 아침부터 음식을 만드신다. 

2인분 이상 주문이 가능하다. 따뜻한 밥과 탕, 찌개 등에 아침 일찍부터 할머님이 정성 들여 만든 12가지 밑반찬들이 네모진 상을 가득 채운다. 반찬, 탕 또는 찌개는 조금씩 바뀐다. 밥, 반찬 모자라면 더 먹으라고 말씀하시는 할아버님 말에 후한 인심이 듬뿍 담겨 있다.


"진심이 느껴지는 밥상"

백반(공기 위로 수북이 담은 따뜻하고 고슬고슬한 고봉밥에 12가지 밑반찬들과 큰 대접에 담은 동태탕 반찬 한가지가 더해진 백반 한 상이다. 후한 인심과 정성이 담긴 밥상이다.

콩나물무침, 도토리묵, 김치, 시금치, 새콤한 도라지무침, 꾸덕꾸덕하게 말린 쫄깃한 살의 명태조림, 통통한 살의 큼지막한 양념 꼬막, 무생채, 김무침, 오이무침, 굴이 들어간 시원한 무김치, 숙주나물 등 할머님의 정성과 손맛이 든 12가지 밑반찬들이 네모진 양은 상을 가득 채운다.

소박하지만 음식을 준비하고 만든 노부부의 진심이  밥상이다.


고봉밥과 큰대접에 반찬으로 나온 무, 동태, 고춧가루 등을 넣어 끓인 동태탕이다. 시원, 칼칼한 맛에 약간의 달금함도 있는 국물과 부드럽고 담백한 동태살의 어우러짐이 좋다. 고슬고슬한 밥을 말아 먹는다. 시원함이 배어든 밥알이다. 입안이 흔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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