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11_서산_진국집

2021. 1. 14. 08:31구석구석 먹거리/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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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경북 안동역 벽화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11_충남_서산_진국집]

서산 1호광장교차로 사진관 옆 골목 안 백반 노포다. 김장한 후에 남은 허드레 채소를 게장 국물이나 젓갈 국물을 넣어 버무린 게국지에 밥과 밑반찬을 곁들이는 백반이 대표 음식이다. 게국지에 수육, 제육볶음, 어리굴젓, 보리굴비 등 반찬을 더한 세트 메뉴도 판매한다. 지역 서민들의 소박한 밥상을 맛볼 수 있다.


"서민의 소박하고 지혜로운 밥상"

게국지 백반(콩 넣어 갓 지은 따뜻한 잡곡밥에 둥그런 쟁반이 꽉 차게 밑반찬을 담아 내준다. 나물무침, 김치, 콩나물무침, 버섯, 오이무침, 마늘종, 열무물김치, 멸치볶음, 파래무침등은 하얀 멜라민 접시에 담아 쟁반 주변으로 빙 둘러가며 놓고 양념이 고루 배인 동태 무조림, 된장찌개, 부드럽고 짭짤한 달걀찜, 짭조름하고 개운한 게국지등은 뚝배기에 담아 상 중앙에 놓았다. 전체적으로 간이 짠 밑반찬들이 많다.)


게국지 백반(갓 지은 따뜻하고 고슬고슬한 하얀 쌀밥에 10여 개가 넘는 밑반찬을 곁들여 내준다. 2년 전보다 밑반찬들과 찌개 등의 간이 많이 약해졌다. 반찬 담는 그릇도 멜라민에서 스테인리스로 바뀌었다.

서산, 태안 지역 분들의 향토 음식인 게국지가 백반의 중심이다. 게국지는 먹거리가 부족했던 어려운 시절 김장한 후에 남은 허드레 채소를 게장 국물이나 젓갈 국물을 넣어 버무린 음식이다. 겨울나기 음식이다. 시금한 신김치와 게가 보이는 숙성한 게국지를 투가리에 끓여 내왔다. 간이 적당히 배었다. 개운하고 구뜰하다.

부드럽고 달콤한 늙은 호박과 양파, 건새우 등을 넣은 맑고 시원한 호박국, 구수한 된장찌개, 칼칼하고 시원한 국물의 콩나물국 등 국물 음식이 일반 백반보다 많지만, 맛이 겹치지 않고 각각의 맛을 낸다.

당근 넣은 부드럽고 심심한 간의 달걀찜, 꽈리고추 넣은 고소한 밴댕이포무침, 아삭한 콩나물, 무침, 삼삼한 호박 나물, 고사리나물, 깍두기, 알싸한 파김치 등 평범하지만 다양한 밑반찬들을 내준다. 지역 음식의 특성이 반영된 밥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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