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16_안동_수정식당

2021. 1. 19. 08:40구석구석 먹거리/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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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경북 안동역 벽화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16_경북_안동_수정식당]

안동 중앙신시장 중앙문어 앞 골목에 있다. 테이블 두 개의 작은 공간에서 연세 많으신 할머님이 홀로 운영하신다. 새벽 4:30분~5시에 문을 연다. 주변 상인분들과 어르신들이 단골손님이다. 보리밥, 숭늉, 콩나물국, 된장국 등에 식사도 하고 가볍게 한잔하기도 하는 대폿집 겸 식당이다.


"손님이 식구가 되는 밥상"

백반(쌀밥이 섞인 보리밥을 대접에 푸짐하게 담아 따로 내준다. 밑반찬을 곁들여 먹다가 비벼 먹을 수 있도록 배려된 보리밥이다. 

꽃 그림이 그려진 둥그런 양은 쟁반에 밑반찬들이 꽉 찼다. 통멸치·무·집된장을 넣어 끓인 짭짤하고 구수한 된장찌개와 부드러운 우거지를 넣어 끓인 된장국 국물이 목메임을 덜 해준다. 쫄깃한 창난젓을 넣어 담근 아삭한 깍두기, 사각사각 씹히는 미나리 무침, 무생채, 김치, 신선한 열무 무침, 매콤한 갖은양념에 졸인 꽁치조림 등 정성껏 준비한 밑반찬들이 하얀 접시에 푸짐하게 담겼다. 

할머님의 넉넉한 인심과 손맛이 담긴 밥상이다. 손님을 식구처럼 만들어 주는 밥상이다.)


따뜻하고 구수한 보리밥 숭늉으로 식사를 마무리한다. 입안이 개운해진다. 할머님의 따뜻한 마음을 끝까지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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