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18_영월_법흥사

2021. 1. 21. 08:18구석구석 먹거리/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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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경북 안동역 벽화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18_강원_영월_법흥사]

영월 법흥사는 경치 뛰어난 사자산의 남쪽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법흥사는 삼국시대 신라의 자장율사가 창건한 사찰로 사자산문의 근본 도량이다. 법흥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5대 적멸보궁(태백산 정암사, 영축산 통도사, 설악산 봉정암, 오대산 상원사, 사자산 법흥사)중 한 곳으로 자장율사가 마지막에 진신사리를 모신 사찰이다.

사찰 답사 후 식사 공양을 했다. 식판에 음식을 담은 식사 공양은 처음이었다. 산과 들 바다에서 나온 식재료가 섞인 기억에 남는 절밥이자 백반이다.

영월 사자산 법흥사 전경과 적멸보궁


"산, 들, 바다를 담다"

식사 공양(동그랗게 움푹 패인 구멍이 다섯 개다. 앞쪽 큰 구멍 두 개엔 밥과 국, 찌개 등을 담고 뒤쪽 세 개의 구멍엔 밑반찬을 담는 듯하다. 

앞쪽 왼편 큰 구멍엔 고소한 팥죽과 콩을 넣어 지은 밥을 담고 오른쪽 구멍엔 두부, 김치, 메주콩 알갱이가 듬뿍 들어간 구수하고 진한 청국장을 담았다. 뒤쪽 세 개의 작은 구멍엔  쫀득한 인절미, 깻잎, 고추지, 김치, 무·무청·쪽파 등을 넣어 담근 아삭한 식감의 짭짤하고 상쾌한 동치미, 꼬독꼬독 씹히는 톳무침, 양배추 볶음 등 밑반찬을 각각 담아 밥과 곁들어 먹는다. 

채소와 산나물 위주의 밑반찬에 바다 식재료인 오독오독 씹히는 톳무침이 별미인 절밥이다. 산, 들, 바다의 식재료가 골고루 섞인 소박하지만 균형 잡힌 백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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