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20_고성_건봉사

2021. 1. 23. 09:05구석구석 먹거리/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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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경북 안동역 벽화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20_강원_고성_건봉사]

건봉사(신라 말에 도선이 중수한 뒤 절 서쪽에 봉황처럼 생긴 돌이 있다고 하여 서봉사라 하였으며, 1358년 나옹이 중건하고서 건봉사(乾鳳寺)라 하였다. 1464년 세조가 행차하여 자신의 원당(願堂)으로 삼았으며, 이후부터 왕실의 보호를 받는 큰 사찰이 되었다. 임진왜란 때는 서산대사의 명을 받은 사명대사가 승병 6,000여 명을 이곳에 집합 훈련시켰는데, 이때 절 앞 냇가가 쌀뜨물로 하얗게 뒤덮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1878년 큰 산불이 일어나서 건물 3,183칸이 소실되었으나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복원되었으며, 설악산 신흥사와 백담사, 양양의 낙산사 등을 말사로 두고 승려의 수가 100여 명이 넘을 정도로 대가람을 이루었다. 그러다가 한국전쟁 때 완전히 폐허가 되다시피 하였다. 오늘날 건봉사의 모습은 1989년 이후 조성된 것이다.  - 출처:한국문화유산답사회)

아래 사진은 한국전쟁 때 유일하게 불타지 않은 건물인 불이문과 화마를 피해 고고하게 서 있는 수령 300년이 넘는 왕소나무에서 바라본 건봉사의 전경이다.

건봉사 답사 후 공양간에서 식사 공양을 하였다. 제철 식재료에 공양간 공양주님 음식 솜씨가 더해진 소박하지만 정성 담긴 절밥이었다.


"소박하고 담박한 절밥"

식사 공양(둥그런 그릇에 한식의 기본이자 백반의 중심인 따뜻한 쌀밥을 중앙에 담는다. 밥을 중심으로 밑반찬도 빙 둘러 담는다. "반찬이 없는 밥상"인 백반의 완성이다.

삼삼하게 무친 유채 나물, 달래 양넘장을 얹은 부드럽고 쌉싸래한 도토리묵, 고소한 배춧속, 오이무침, 곤드레 묵나물, 꼬독꼬독 씹히는 무말랭이, 들깻가루 넣어 무친 표고버섯, 느타리버섯, 쌈장, 김치, 깍두기, 양념장 얹은 두부부침 등 밑반찬에 짭짤한 간장으로 간한 몽글몽글 부드럽고 고소한 순두부가 더해진다. 상큼한 딸기로 식사를 마무리한다. 

제철 채소와 나물에 삼삼하게 간한 담백한 맛의 소박하지만, 정성이 담긴 절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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