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23_서울_봉은사

2021. 1. 26. 08:01구석구석 먹거리/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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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경북 안동역 벽화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23_서울_봉은사]

서울 수도산 봉은사(봉은사(奉恩寺)는 신라 원성왕 10년(794) 연회국사(緣會國師)가 창건한 견성사(見性寺)가 그 전신이라 전해지는 고찰이다. 조선시대 들어 성종의 계비인 정현왕후(貞顯王后) 윤씨가 연산군 4년(1498)에 지아비 성종의 능(선릉)을 위해 능의 동편에 있던 견성사를 중창하여 원찰(願刹)로 삼고 이름도 봉은사로 고치게 된다. 이윽고 중종 25년(1530) 정현왕후가 승하하여 선릉에 합장되자 봉은사는 그 원찰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다지게 된다. 이때부터 봉은사는 태조와 세조의 원찰이었던 회암사(檜岩寺), 세조의 능인 광릉(光陵)의 원찰 봉선사(奉先寺)와 더불어 조선 왕실에서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는 사찰이 된다.

명종대가 되면 이제 봉은사는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게 된다. 명종이 12살의 어린 나이에 등극하자 어머니 문정왕후(文定王后)가 수렴청정(垂簾聽政)하면서 실권을 쥐게 된다. 평소 불교를 신봉하던 그녀는 안팎의 반대를 무릅쓰고 고승 보우(普雨)를 등용해 침체된 불교의 중흥을 꾀하는데, 봉은사가 바로 그 중심에 있게 된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의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명종 18년, 명종의 유일한 혈육이었던 왕세자가 죽자 후사를 잇기 위해 보우의 권유에 따라 양주 회암사에서 대대적인 무차대회(無遮大會)를 준비하던 도중 문정왕후가 갑자기 승하한 것이다. 일이 이렇게 되자 조정 안팎의 반대 속에서 오직 문정왕후에 의존하여 불교 부흥을 꾀하던 보우는 하루아침에 요승으로 지목되어 빗발치는 탄핵에 직면하게 되고, 결국 제주도로 유배되어 조정의 명을 받은 제주목사 변협(邊協)에 의해 장살(杖殺)되고 만다.

보우의 몰락과 더불어 봉은사의 사세도 급격히 기울게 되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임진왜란이 일어나 절이 전소된 뒤로는 영 옛 규모를 되찾지 못하게 된다. 병자호란 뒤 중창되고 숙종 18년(1692) 왕명으로 크게 일신되었던 봉은사는 그러나 1939년의 화재로 판전(板殿)을 제외한 모든 건물이 불타는 바람에 모두 사라져버리고 만다. 그러니까 지금의 봉은사는 그 이후 차츰차츰 중창된 모습인 셈이다. 현재 절 경내에는 일주문·천왕문·법왕루·선불당·심검당·대웅전·북극보전·영산전·명부전·영각·판전 등과 새로 지은 몇몇 건물이 지세에 따라 점점이 흩어져 있으나, 그다지 짜임새 있게 배치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연륜이 오랜 것도 아니어서 ‘절맛’이 나는 분위기는 아니다. - 출처:한국문화유산답사회)

아래 사진 좌측은 봉은사 대웅전과 서울 빌딩숲의 모습이고 우측은 봉은사에 가장 유서 깊은 곳인 판전(추사 김정희가 죽기 삼일 전에 썼다는 판전 현판이 걸려 있다.)의 모습이다.

봉은사 답사 후 향적원(공양간)에서 식사 공양을 하였다. 비불자는 식권을 사야 한다. 도심에 있고 교통편이 편해 많은 분이 식사 공양을 한다.


봉은사 식권(비불자는 식권을 구입하여 식사 공양을 해야 한다.)


"부족하지 않은 절밥"

식사 공양(대접에 하얀 쌀밥을 담고 큼직하게 썬 호박, 감자, 버섯, 양파 등을 넣은 삼삼하고 부드러운 검은빛의 짜장 양념을 얹었다. 짜장밥이다. 밑반찬은 송송 썬 김치 하나다. 흰색, 검은색, 빨간색 색감이 어우러진다. 반찬이 없는 밥상이다. 표현할 것은 다 표현한 부족하지 않은 절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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