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먹다, 수제비(Hand-pulled Dough Soup)

2021. 2. 2. 07:05구석구석 먹거리/머드러기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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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머드러기]

표준국어대사전에 설명된 '머드러기'는 과일이나 채소, 생선 따위의 많은 것 가운데서 다른 것들에 비해 굵거나 큰 것. 또는 여럿 가운데서 가장 좋은 물건이나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대한민국 여행하며 맛 본 내 인생의 머드러기 먹거리를 소개한다.


[수제비]

국문명 : 수제비(Sujebi) 음식분류 : 재료분류 : 주식류

다국어 :Sujebi, Hand-pulled Dough Soup, すいとん, 面片汤, 麵片湯

밀가루를 반죽해 납작하게 떼어 맑은 장국에 넣고 끓인 음식이다. 멸치 국물을 주로 사용하며 기호에 따라 감자나 호박 등을 넣어 끓이기도 한다.

Soft pieces of flour dough hand-torn and dropped into boiling stock. The stock is usually made with dried anchovies, but sliced potatoes or squash can be added according to preference.

小麦粉をこねて平たくちぎり、澄まし汁に入れて煮た料理。だしは主に煮干しで取るが、じゃがいもやかぼちゃなどを使うこともある。

将和好的面用手揪成小块儿放入清汤中煮熟即可。面汤一般使用鳀鱼高汤,有时也会用土豆或南瓜等做高汤。 用手揪成一口大小後煮出香醇味道的麵食。 除了鳀魚以外,還可用牛肉、蛤蜊等製作醬湯。

출처:한식진흥원


[충북 청주 집]

우리 밀 통밀가루(정선군 여량농업협동조합 여량농협찰옥수수가공공장에서 순수 100% 우리 밀만 곱게 빻아서 만들었다. 어머님이 우리 밀에 약간의 물을 넣고 손으로 한참 치댄 후 숙성을 한다. 좋은 식재료에 어머니의 정성어린 손맛이 담긴 수제비 반죽이 완성된다. 

예전엔 어머님이 수제비를 많이 해주셨다. 이젠 연세도 계셔서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은 덜 하려고 하신다. 그래도 식재료는 늘 좋은 걸 사신다. 가끔씩 맛보는 수제비는 어린 시절 맛봤던 추억을 어금니에 콕콕 박아 놓는다.)


우리 밀 다슬기 수제비(다슬기 삶은 육수에 우리 밀로 반죽한 도톰하고 뭉툭한 수제비, 달금한 호박, 감자, 삶아서 발라낸 다슬기살을 넣어 끓인다. 삼삼한 국물의 간은 조선간장으로 한다. 구뜰하고 개운하다.

살강살강 씹히는 호박, 포슬포슬한 감자, 찰기 적은 부드러운 수제비, 오돌오돌 씹히는 다슬기살등 다양한 식감의 씹는 맛도 재미지다.)


우리 밀 수제비(멸치와 다시마로 우려낸 육수에 조개, 오만둥이, 감자, 시금치, 호박 등을 넣어 끓이다 우리 밀로 반죽한 수제비를 뚝뚝 떠 넣는다. 약간의 집간장으로 간을 한다. 국물이 시원하고 달금하다. 질리지 않는 감칠맛이 입안에 오래 머문다.

투박하고 진득하게 씹히는 수제비, 포슬포슬한 감자, 진한 단맛을 품은 시금치, 여린 단맛의 보들보들한 호박, 졸깃한 감칠맛의 조갯살 등이 어우러져 깊은 맛을 낸다.)


우리 밀 수제비(사골로 우려낸 육수에 감자, 미역, 소고기를 넣어 끓이다 우리 밀로 반죽한 수제비를 뚝뚝 떠 넣었다. 국물이 진하고 개운하다. 집간장으로 살짝 간을 한다. 투박하고 쫀득쫀득 씹히는 수제비, 보슬보슬한 감자, 부드러운 미역, 졸깃한 소고기 등이 어우러져 풍미를 배가한다.)


[충북 청주 삼미족발]

청주 북부시장 골목 안에서 3대째 대를 잇는 족발 노포다. 충청북도 대물림 음식업소이며 중소벤처기업부 선정 백년가게에도 선정되었다. 

돼지 발목부분만을 잡내 없이 삶아낸 존득한 식감과 담백하고 고소한 맛의 족발과 시원하고 구수한 감칠맛의 육수에 보드라운 반죽의 수제비를 맛볼 수 있다. 비오는 날 술 한잔 하기 좋은 곳이다. 골목에 그려진 소녀에게 주려고 꽃을 등 뒤에 숨긴 소년의 마음과 같은 설레임으로 찿았다.

외부 페인트칠을 하며 벽화가 사라졌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벽화였다. 내부도 페인트칠을 하여 한결 밝아졌다. 골목 자체가 환해졌다. 비오는날 술꾼들이 찿을때의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을 하다. 여럿이 같이 소변을 보는 기존 남자 화장실도 별도 소변기 2개와 세면기를 갖춘 화장실로 깨끗하게 변신했다. 대중적으로는 좋은 변화인데 왠지 서운함과 아쉬움이 든다. 변치 않은 족발과 수제비의 맛으로 마음을 달랜다.


수제비(스테인리스 대접에 수제비를 푸짐하게 담고 어슷하게 썬 건고추, 약간의 후추를 뿌려 내준다. 파, 부추등을 넣은 짠맛 적은 얼큰한 다진양념은 기호에 맞게 추가한다. 부추, 씨까지 갈려진 고춧가루등을 넣어 담근 아삭한 식감의 배추 겉절이, 단맛과 신맛이 적절히 섞인 국물에 담근 시원하고 사각사각 씹히는 깍두기를 곁들여 먹는다.)


수제비(맹물에 황태포, 아삭하게 씹히는 가느다란 콩나물 등을 넣어 우려낸 삼삼한 육수에 가장자리는 하늘하늘 얇고 안쪽은 좀더 도톰하고 존득한 식감의 밀가루 반죽을 뚝뚝 떠 넣어 한소끔 더 끓인 후 어슷하게 썬 붉은 청양고추, 후춧가루를 약간 뿌려 내온다. 

콩나물, 황태포의 깔끔하고 시원한 감칠맛, 청양고추의 칼칼한맛에 보드랍고 존득한 식감의 밀가루 반죽이 잘 어우러진다. 양도 푸짐하다. 짠맛 덜한 다진양념 풀어 얼큰한 맛을 더한다. 해장 하려다 다시 술을 찿을 수도 있겠다. 단순한 재료와 조리법이지만 손님들과 함께 발전된 방법이다. 다시 먹고 싶게 만드는 맛이다.)


[전북 장수 영광분식]

장수 천천면 천천초등학교 옆 골목에 있다. 상호와는 다르게 분식은 팔지 않는 다슬기 전문점이다. 다슬기탕, 수제비, 칼국수 등을 판매한다. 좌식 테이블 일곱 개 정도의 작은 식당으로 식사 시간이면 알음알음 찾아 오는 손님들로 내부 공간이 꽉 찬다


다슬기 수제비(푸른빛이 감도는 맑고 쌉싸래한 다슬기 삶은 물에 청양고추로 맛을 더하고 부추, 호박 등을 넣어 끓이다 얇게 빚은 쫀득하게 씹히는 수제비를 뚝뚝 떠 넣는다. 작지만 꼬들꼬들하게 씹히는 삶은 다슬기를 고명으로 얹는다. 시원하고 쌉싸래한 국물에 칼칼한 맛이 더해진다. 약간 짠맛의 시큼한 묵은 김치, 신맛 없는 아삭한 무생채, 단무지 등을 곁들여 먹는다.)


[전북 익산 자연을닮은카페]

익산 문화예술의거리에 있는 함해국 마을기업이 만든 카페다. 함라산 자락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구절초와 국화로 우려낸 차와 식사류로 시금자 깨죽, 삼색 수제비를 맛볼 수 있다. 

여사장님 인상도 좋으시고 친절하시다. 애매한 시간에 찾아 1인분 수제비를 주문한 뜨내기손님에게도 상냥하게 응대해 주시며 음식을 차려 내준다.


수제비(주문 후 여사장님이 반죽도 밀고 육수도 끓인다. 약간 시간이 걸려 수제비와 집에서 만든 밑반찬이라며 함께 내준다. 호박, 부추, 구절초 새순 등을 넣어 반죽한 삼색 수제비와 방풍나물과 당근, 양파 등을 넣어 끓인다. 눈으로 먼저 맛을 본다. 알록달록한 예쁜 색감이 입맛을 돋운다.

수제비를 한술 떠 맛본다. 두께가 적당하다. 설익은 부분도 없고 밀가루 특유의 냄새도 적다. 쫀득하고 찰지게 씹힌다. 식감이 그만이다.

국물맛을 본다. 개운하고 깔끔하다. 집간장으로 간을 하셨다고 한다. 옅은 짠맛이 아닌 먹을수록 진하고 기분 좋은 감칠맛이 입안에 남는다. 파김치, 깍두기, 배추김치, 오이장아찌, 양념 무장아찌 등 직접 만든 밑반찬을 곁들여 먹는다. 하나하나 만든이의 수고가 느껴져 더 맛깔나다.

좋은 식재료와 만든이의 성의와 손맛이 담긴 좋은 음식이다. 카페 상호처럼 자연을 닮은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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