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3. 19. 06:57ㆍ구석구석 먹거리/백반
[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48_전남_구례_가야식당]
구례 읍내 5일 시장 끝부분에 있다. 연세 70세 가까운 수더분하고 음식 솜씨 좋으신 여사장님이 자가 소유 주택에서 운영하시던 밥집 겸 술집이었다. 단골손님 위주로 영업하였다. 겨울철 찾아 은박지에 싸서 연탄불에 구운 새꼬막구이와 막걸리를 먹은 좋은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다.
2020년 수해 피해를 본 낡고 허름한 집에서 깔끔하고 깨끗한 건물로 다시 지어 운영 중이다. 대접에 담아 내주는 시락국이 시그니처 음식이다. 메뉴판에는 해장국으로 쓰여 있다.
"어머니 손맛을 느낀 백반 한 상"
백반(하얗고 부드러운 쌀밥에 시래깃국을 내준다. 쌀뜨물에 된장을 풀고 졸깃하게 씹히는 무청 시래기와 부드러운 배추 우거지를 넣어 끓인다. 국물의 간이 짜지 않고 구뜰하다. 먹을수록 맛이 깊다.
네모난 양은 쟁반에 콩나물무침, 꼬막무침, 시금치 무침, 콩장, 꽈리고추 멸치볶음, 호박·버섯 무침, 지고추 등 밑반찬과 양념장을 얹은 조기구이 반찬을 정갈하게 차려낸다. 전라도 음식치고 간이 세지 않다. 식재료의 맛을 잘 살린 찬들이다.
여사장님의 손맛이 담긴 소박하지만 누추하지 않은 백반 한 상이다. 어머니의 집밥을 떠오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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