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51_순천_관사식당식육점

2021. 3. 27. 09:52구석구석 먹거리/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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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경북 인동역 벽화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51_전남_순천_관사식당정육점]

순천 철도운동장 뒤쪽에 있는 김치찌개 노포이다. 아침 7시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삼겹살과 주물럭도 판매한다.

내부 공간은 넓지 않으나 세월이 느껴지는 사진과 사인들이 벽면에 가득하다. 아침 식사하러 들렸다. 토박이인 조기축구회 회원분들 다섯분이 식사 겸 막걸리 한잔 하신다. 메뉴판에 없는 밑반찬들을 계속 내준다. 주인분들과 대화속에 친분관계가 느껴진다. 현지분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뜨내기 여행객에게도 따뜻한 부침개도 내주고 식사 내내 부족한게 없는지 살펴 봐 주시는 친절하고 정(情) 많으신 주인 할머님이 인상 깊게 남는다.


부침개(김치찌개 끓이는데 시간이 걸린다며 김치와 나물을 넣어 부친 따뜻한 부침개를 먼저 내준다. 온기어린 마음이 전해진다.)


"할머니 정(情)이 물씬 담긴 밥상"

김치찌개 백반(주문 후 시간이 좀 걸려 김치찌개 백반이 차려진다. 따뜻한 쌀밥에 시금치 무침, 파무침, 깍두기, 신김치, 콩나물무침, 콩조림, 깻잎절임 등 밑반찬을 곁들여 먹는다. 소박하고 정갈한 할머니 밑반찬들이다.

반찬으로 김치찌개가 더해진다. 다 익혀서 내온다. 한 번 더 센 불로 한소끔 끓인 후 약하게 불 조절해 맛을 본다. 

일반 김치찌개보다 국물이 좀 많다. 콩나물이 들어가서 시원한 맛을 낸다. 약간 무른 신김치와 고춧가루도 넣었다. 신김치에 국물이 깊게 배였다. 새금하고 얼근하다. 두부도 김치 크기로 가늘고 넓적하게 썰어 넣었다. 부드럽다. 적당히 비계가 섞인 돼지고기도 넉넉하게 담겼다. 졸깃한 살코기와 살살 녹을 정도로 달고 고소한 비계 맛이 그만이다. 

깔끔하고 수수한 주인 할머니의 손맛과 정이 담긴 밥상이다. 어머니 집밥에 대한 그리움을 잊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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