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57_해남_선두식육식당

2021. 4. 15. 06:00구석구석 먹거리/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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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白飯)]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반찬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경북 안동역 벽화


[바롱이의 백반 마실돌이_57_전남_해남_선두식육식당]

해남 우수영 문화마을에 있는 명량대첩비와 충무사를 답사 후 법정 스님 생가터 부근에서 본 식당이다. 해남 우수영여객선터미널이 가까이 위치한다. 오후 1시 정도 들렸는데 인근 일하시는 분들, 현지 분들 백반이나 고기에 반주를 곁들여 드신다. 여사장님 혼자 계시는데 손님 응대를 차분히 잘하신다.

돼지갈비, 삼겹살, 제육볶음, 돼지불고기 등 고기류와 된장찌개, 김치찌개, 육개장, 백반 등 식사류를 맛볼 수 있다.

식사 후 여사장님께 2018년 법정 스님 생가터에서 만나 뵈었던 할머님 안부를 여쭤보니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때 연세가 90살이라고 하셨다. 혹시 뵐 수도 있지 않을까 했지만, 텅 비어 있던 생가터엔 새로 지은 건물만이 들어 서 있고 할머님은 떠나셨다.


김치찌개 백반(백반을 주문하면 김치찌개를  즉석에서 끓인다. 김치찌개를 끓이는 시간 동안 말린 땅콩을 먼저 내준다. 바스러지는 껍질 속 땅콩이 고소하다.

고슬고슬한 쌀밥에 버섯 무침, 어묵볶음, 건 대추를 넣은 멸치볶음, 파김치, 열무김치, 콩나물무침, 밴댕이젓, 깍두기 등 밑반찬과 검은 냄비에 끓인 김치찌개 반찬이 더해진다. 수수한 시골 밥상이다.

즉석에서 끓인 하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김치찌개를 맛본다. 맛국물에 묵은 김치, 두부, 길쭉하게 썬 돼지고기, 당근, 버섯, 대파 등을 넣어 끓였다. 국물이 개운하고 매운맛이 깔끔하다. 

김치는 무르지 않고 새금하게 아삭하다. 살코기에 비계가 적당히 섞인 돼지고기가 입안에서 녹는다. 식육식당답게 고기가 맛깔나다. 부드러운 두부와 사근사근 씹히는 대파와 버섯도 제 몫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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