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된 삶의 애환이 서린 음식, 물닭갈비

2021. 5. 10. 08:24구석구석 먹거리/별식&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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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별식(別食)&별미(別味)]

별식(別食)은 늘 먹는 음식과 다르게 만든 색다른 음식. 또는 평소에 먹던 것과는 다르게 만든 색다른 음식을, 

별미(別味)는 특별히 좋은 맛. 또는 그 맛을 지닌 음식을 뜻한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여행하며 맛 본 별식, 별미를 소개한다.


[물닭갈비]

춘천식 닭갈비는 철판에 볶는 방법으로 요리하는 반면 태백 물닭갈비는 탄광이 많아 광부들의 먹거리가 넉넉하지 못하던 시절, 산에서 나는 나물과 채소 그리고 닭고기를 가마솥에 넣어 끓여 먹던 것이 시초가 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닭에 양념이 되어있고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며, 닭볶음탕이나 철판 닭갈비와는 결이 다른 맛이다.


[강원 태백 태백흥부네닭갈비]

이마트24태백황지점 건너편에 있다. 4인 좌식 6개 정도의 작은 공간에서 연세 계신 부부분이 운영한다. 남 사장님이 서빙과 손님 접대를 하고 여사장님이 음식을 만든다. 닭갈비 2인분을 시키려고 하는데 남 사장님이 1인분 주문을 주방에 미리 넣는다. "일단 들어온 손님은 음식은 먹인다고 한다." 1인분 이상의 양이다. 술을 시켜 어느 정도 가격을 맞혀 드렸다. 홀로 여행 많이 다녀 익숙해져 있다고 생각하지만, 늘 음식 주문할 땐 어색함이 있다. 남 사장님이 뜨내기손님들과도 대화 나누기를 좋아하시는 듯하다. 단골분들과는 더 친밀하게 말을 나눈다.


"고된 삶의 애환이 서린 음식"

닭갈비(메뉴판에 있는 닭갈비를 주문하면 일반 철판에 볶는 닭갈비가 아닌 국물이 있는 물닭갈비가 나온다. 움푹 팬 동그란 철판에 손질한 닭과 얼큰한 국물을 붓고 쑥갓, 버섯 등 채소를 올려 내준다. 사리도 미리 주문받는다. 우동 사리로 주문한다. 국물이 자작하게 졸여 먹으라고 한다. 내부 공간이 넓지 않아 남 사장님이 국물 상태를 확인하며 먹을 시기를 말해 준다. 배추겉절이, 샐러드, 양배추동치미, 진미채 무침, 고추, 오이, 된장 등 밑반찬을 함께 곁들여 먹는다.)


닭갈비(움푹 팬 철판에 얼큰하고 간이 세지 않은 국물과 살이 통통하게 붙은 손질된 닭, 떡, 고구마, 쫀득한 우동 사리 등을 담고 쑥갓, 버섯, 파, 부추 등을 넣어 내온다. 국물이 졸여지며 간도 적당히 맞춰지고 닭살과 재료에도 갖은양념이 들어간 육수가 배어든다. 남 사장님이 먹기 좋은 시점을 말해 주신다. 오랜만에 물닭갈비 맛을 본다. 지금은 전국적으로 많이 알려진 음식이지만 아직도 타지역에선 태백처럼 흔하게 먹는 음식은 아니다.)


야채 볶음밥(건더기와 국물을 건져내고 공깃밥, 깻잎, 부추, 김 가루, 참기름을 넣어 볶는다. 남 사장님이 끝까지 신경 써 가며 볶아 주신다. 채 썬 부추의 식감이 좋은 고소한 볶음밥이다. 배가 부른데도 철판에 붙은 밥까지 긁어 먹는다. 맛깔남은 포만감을 이긴다.)


식혜(뇌와 내장은 더 이상 먹을 자리가 없다고 신호를 보내지만, 손은 여사장님이 직접 담은 살얼음과 밥알이 동동 뜬 식혜를 들고 입으로 향한다. 쭉 들이켠다. 달곰하고 시원한 맛에 입과 속이 개운해진다.

태백의 별미 먹거리에 노부부의 멋과 맛까지 더해지며 가슴까지 흐뭇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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