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쪽지(1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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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맛을 제치다, 겨울 냉이
"봄맛을 제치다, 겨울 냉이" 집 주변 들에서 캐온 겨울 냉이다. 황토빛 흙이 묻은 겨울 냉이 이파리가 푸르고 불그스름하다. 냉이잎 붉은빛은 탄수화물이 지방질로 바뀌어 추위를 막으려는 생리작용이라고 한다. 겨울 냉이는 추위를 이겨가며 땅속 뿌리에 맛을 가득 채운다. 흙을 털어내고 깨끗이 씻는다. 녹색과 붉은빛을 띠는 잎 아래로 잔털이 난 하얀 뿌리가 도드라져 보인다. 입에 넣고 사근사근 씹는다. 씹을수록 은은한 단맛이 입안을 감친다. 겨울 냉이의 단맛은 향긋한 봄의 향을 제친다.
2020.12.08 -
어머니 음식 맛의 시작, 메주 띄우기
깨끗이 씻은 메주콩을 솥에 넣고 장작불에 뭉근하게 삶는다. 밤에도 솥에 든 메주콩은 뭉근한 불기운을 품어가며 시나브로 익어간다. 노란 메주콩이 삶아진다. 하얀 김에 구수함이 묻어 올라온다. 한알 씹어 맛을 보니 달금하고 구뜰하다. 삶은 콩을 으깨고 발로 밟아 메주틀에 넣어 네모지게 성형한다. "된장의 시작, 메주 말리기" 메주틀에 네모지게 성형한 메주를 볏짚 위에 얹어 말린다. 말린지 이틀 지난 메주다. 연한 갈색에서 진한 갈색으로 변하고 하얀 곰팡이가 표면에 생겼다. 메주를 볏집에 묶고 망에 담아 매달아 띄운다. " 어머니 음식 맛의 시작, 메주 띄우기" 3월 장 담그기 전 메주 말리는 모습이다. 가을철 수확한 메주콩을 씻어 불린 후 물을 넣고 삶아 으깨고 발로 밟는다. 메주 틀로 네모나게 성형 후 볏..
2020.12.07 -
비닐에 포장된 수저
"비닐에 포장된 수저" 2016년 11월경 원주 역전 분식집에서, 아침으로 김밥을 먹었다. 바로 옆집은 먼저 생긴 "김밥"이 들어간 상호를 쓰는 잘 알려진 곳이고, 이 집은 "김촌떡볶이"란 상호를 사용했지만, 메뉴는 서로 많이 겹첬다. 인지도와 후발 업체라 경쟁이 쉽진 않을 거라 생각했다. 일반 김밥을 주문핬다. 2,000원짜리 김밥이지만 채 썬 달걀지단, 채 썬 당근 등 속 재료를 보고 손이 많이 갔다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 더 놀라운건 깨끗하게 씻은 수저를 비닐봉지에 따로 담아 보관하다가 내준거다. 분식집에선 처음 본다. 손이 많이 가지만 하신다. 코로나 19시대인 지금도 대부분 식당은 그냥 큰 통에 수저를 같이 담아 두는게 현실이다. 원주 여행하며 그때 기억이나 다시 찾았다. 상호도 없어지고 텅..
2020.12.04 -
작은 나무 한 그루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청주 플라타너스 가로수길" "작은 나무 한 그루" 시내버스 정류장 앞 크고 굵은 플라타너스 나무 사이에 작은 나무 하나가 있다. 플라타너스로 보이지만 확실하지 않다. 심은 건지 아니면 자연적으로 자란 건지도 알 수 없다. 7월경 눈에 띈 이후로 태풍, 폭우가 지날 때마다 살아남았는지 관심을 두게 됐다. 나뭇잎이 다 떨어진 큰 나무와는 다르게 아직 푸른 잎이 많이 남아 있던 10월의 모습과 12월 말 눈 내린 날의 모습이다, 오래오래 잘 자라길 바라본다.
2020.11.25 -
정성을 다하다!
충북 진천 덕산양조장은 1929년에 지은 전통의 슬도가로 양조장 건물이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아래는 덕산양조장 돌에 암각된 글귀다. 모든 일에 정성과 최선을 다한다면 하늘과 땅이 감동하여 응할것이다. "약주치성 천감지응" 약주치성 천감지응(藥酒致誠 天感地應, 좋은술로 정성을 다하면 하늘이 감동하고 땅이 이에 응한다는 의미다.)
2020.10.08 -
마스크 쓰세요!
"마스크 쓰세요!" 충청북도 청주 무심천변 걸으며 본 그림이다. 그림은 옛사람의 생활에 근래의 상황을 담았다. 옛사람들의 입에 마스크를 씌우고 거리 두기란 문구, 마스크 상자, 검진하는 모습 등을 넣었다. 사실적이다. 마스크 씁시다!
2020.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