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쪽지/충청북도(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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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유혹은 아직?
출근 버스를 기다리며. 그녀는 아직 자는 중이다. 다행이다. 아름다운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자고 일어나 얼마나 많은 사람을 꼬실려고.
2024.02.27 -
자연을 먹고 채우며, 책을 읽는다.
자연을 바라보며 차가운 아메리카를 마신다. 비워진 잔에 흙과 나무를 담는다. 자연을 먹고 채운다. 이혜숙님의 "계절을 먹다" 책을 읽는다. 마음의 양식은 따로 쟁여둔다. 책 뒷 표지에 적힌 글귀다. "좀 먹어본 사람이 쓰는 70년 음식 이야기 소박하고도 귀한 남도 부엌의 사계절 음식은 기억이 되고 기억은 글이 된다" 책의 나가며 마지막 글귀다. "이제 나는 완벽하게 거짓을 꾸며내는 글을 쓸 것이다."
2024.02.24 -
당신에겐 무엇이 보이나요?
눈을 흐리게 하는 눈이 내립니다! 꽃, 햄버거, 쌀 당신에겐 무엇이 보이나요?
2024.02.20 -
겨울 너구리 라면은 달다?
점심으로 너구리 라면을 먹었다. 라면이 부족해 가는 국수와 시금치도 넣어 끓였다. 냉이 된장무침과 시금치 무침을 곁들였다. 겨울철 시금치와 냉이의 단맛을 쭉 빨아들인 국물은 인위적인 과학의 감칠맛을 제친다. 과학의 감칠맛과 짠맛은 사라진 게 아니다. 단지 무르익은 겨울 자연의 단맛이 감춰졌을 뿐이다. 식감은 덤이다. 겨울의 맛이 쩡하다.
2024.02.16 -
빛바랜 10원짜리 다보탑을 주웠다!
위키백과와 나무위키의 10원 동전에 대한 설명을 본다. 10원 동전은 대한민국에서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가장 작은 단위의 돈이다. 10원 동전은 1966년 8월 16일 황동(구리 88%, 아연 12%) 소재로 최초 발행되었다. 2006년 12월 18일 이후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하여 소재를 구리도금 알루미늄(구리 48%, 알루미늄 52%)으로 바꾸고 무게와 지름을 줄인 10원 동전이 발행되고 있다. 낙엽 위에 떨어진, 1996년 황동(구리 65%, 아연 35%)으로 발행된 10원 동전을 주웠다. 28년 세월이 흐른 다보탑에 검은빛과 청잣빛 녹이 슬었다. 다보탑을 수리할지 이 상태로 보존할지 고민한다. 세월의 덮개를 털어내지 않기로 한다. 읽고 있던 박현택의 '박물관에서 . 서성이다' 책 뒤표지에 10원 ..
2024.02.15 -
에스프레소는 뒤돌아 웃지 않는다?
에스프레소를 주문했다. 한 모금 마시고 잔을 보니 에스프레소가 쓰지 하며 방긋 웃어준다. 웃음을 삼킨다. 혀는 쓴맛을 감지하고 침샘을 자극한다. 각설탕을 넣어 젓지 않고 마신다. 쓴맛은 시나브로 연해지고 단맛의 여운이 은은하다. 첫 모금 마신 후 보여준 미소 때문일까? 아니면 설탕 때문일까? 에스프레소는 뒤돌아 웃지 않는다?
2024.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