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쪽지/충청북도(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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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살 어르신의 선물
청주시 오송생명과학국가산업단지 '木瓜공원'안에는 수령 500년으로 추정되는 모과나무 한그루가 있다. 우리나라 유일의 천연기념물인 청주 연제리 모과나무다. 높이 12m, 가슴둘레 3m를 넘는 이 나무는 우리나라 모과나무 가운데 가장 크고 아름다운 노거수다. 조선 세조 초 모과울에 은거하던 류윤이 세조의 부름을 받았을 때 이 모과나무를 가리키며 쓸모없는 사람이라며 거절하자 세조가 친히 ‘무동처사’라는 어서를 하사한 유서 깊은 나무다. 모과나무는 탐스럽게 익은 열매가 보기도 좋고 향도 좋지만, 딱딱하고 신맛이 강해 먹을 수는 없다. 먹거리를 확보하는 일이 생명과 연계되었던 옛사람들에겐 먹을 수 없는 열매를 맺는 모과나무는 쓸모없는 나무였다. 더하여 너무 단단해 목재로서의 기능도 거의 없었다. 11월 14일 모..
2024.11.15 -
가을 소경
추수 끝난 논흰 서리가 깔리고 잘린 벼 밑동에선푸른 새싹이 돋아 난다. 플라타너스 가로수길나무들은 푸름을 다독이며겨울나기를 준비한다.
2024.11.09 -
무궁화호 눈은 몇 개?
무궁화호 기차 눈이 3개인 줄 알았다.눈 감고 있을 때 보니뜬눈 3개, 감은 눈 2개 합이 5개다.
2024.11.08 -
엄지 척
모르게 그림자만 찍었다.경찰이 보고 있었다.엄지 척해줬다.
2024.11.06 -
가을에게 여름을 보낸다?
"가을에게 여름을 보낸다" 11월 초 가을볕이 따사롭다. 텃밭 가지는 꽃을 피워 작은 열매를 토해내고 추수가 끝난 논 앞 옥수숫대 위에는 벼 닮은 수꽃 이삭이 핀다. 푸른 옷을 입은 열매는 암꽃인 옥수수수염을 축 늘어뜨린다. 여름을 보내지 않은 자들에겐 가을은 성큼 오지 않는다. 가을에게 여름을 나릿나릿 보낼 뿐이다.
2024.11.05 -
괴산 문광 저수지 은행나무길
2024년 11월 2일(토) 괴산 김장축제를 둘러보고 괴산 시내버스 터미널에 도착한다. 문광저수지 은행나무길을 보기 위해 16시 괴산발 청천행 군내버스에 오른다. 관광객들이 타고 온 차로 2차선 도로가 막힌다. 서다 가기를 반복한다. 버스 기사님과 이 길을 자주 오간다는 현지 주민분 말론 그나마 지금은 정체가 덜한 편이라고 한다. 양곡 은행나무길 초입인 양곡1리 정류장 전 신기1리 정류장에 내린다. 300여 m 걸어가니 '한국농어촌공사 문광저수지'라 쓴 알림판이 보인다. 관광객들이 저수지 길을 따라 오간다. 저수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단체로 온 외국 관광객들은 로제 '아파트'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며 동영상을 촬영 중이다. 잠시 구경한다. 흥겹다눈을 왼쪽으로 돌려 문광저수지를 바라본다. 늦은 오..
2024.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