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쪽지(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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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있어!
한 남자가 가슴과 다른 눈으로 두여자를 본다. 방금 먹은 노련한 손맛이 무색해진다. 맛이란 그런거다?
2023.04.01 -
한양의 심장, 운종가&피맛골
[한양의 심장, 운종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조선시대 운종가(雲從街)는 시전이 설치돼 수많은 점포가 즐비하게 들어섰던 곳으로, 이름 그대로 '사람과 물화가 구름처럼 몰려드는' 경제 중심지였다. 조선의 정치 1번지 육조거리와도 이어지며, 서울 600년의 모습이 지하(현 지표아래) 4~6m 깊이에 문화층별로 켜켜이 쌓인 채 보존돼있는 '조선의 폼페이'이기도 하다. 은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진동 119-1번지 일원에 위치한 청진 12-16 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부지에서 발견된 건물지, 우물, 도로 등 유구(遺構, 옛 건축물의 흔적)를 보존·전시하는 공간이다. 우리가 발디디고 서 있는 서울 땅, 그 아래 고스란히 살아 숨 쉬는 조선시대 운종가와 600년 역사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피맛골(避馬골)] 조선 시..
2023.03.30 -
천연기념물 전주 삼천동 곰솔 겨울나기
천연기념물 전주 삼천동 곰솔의 모습이다. 마치 현대설치미술작품 같다. 전주 삼천동 곰솔은 2001년 택지 개발이익을 노려 나무 밑동 여덟 곳에 독극물을 주입하여 전문가들의 정밀 조사에 의해 사망 진단을 받은 나무였다. 이후 2010년 섞은 중심 줄기를 방부 처리하고 열아홉 개의 가지를 잘라내 가짜 줄기로 대체하는 대형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대형 수술을 받은 반대편 4개의 가지는 지금도 솔방울이 달릴 만큼 잘 자라고 있다. 생사를 오간 곰솔은 인간의 개발과 성장에 경종을 울리며 참담한 흔적을 몸에 간직하고 여전히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생사를 오간 내륙의 곰솔" [천연기념물 전주 삼천동 곰솔] 곰솔은 소나무과로 잎이 소나무 잎보다 억세기 때문에 곰솔이라고 부르며, 바닷가를 따라 자라기 때문에 해송으로도..
2023.03.27 -
국보 천안 봉선홍경사 갈기비
"어버이의 뜻을 받든 비석" [국보 천안 봉선홍경사 갈기비] 봉선홍경사는 고려 현종 12년(1021)에 창건된 절이다. 절이름 앞의 ‘봉선(奉先)’은 불교의 교리를 전하고자 절을 짓기 시작한 고려 안종(安宗)이 그 완성을 보지 못하고 목숨을 다하자, 아들인 현종(顯宗)이 절을 완성한 후 아버지의 뜻을 받든다는 의미로 붙인 이름이다. 현재 절터에는 절의 창건에 관한 기록을 담은 비석만이 남아 있다. 갈비(碣碑)는 일반적인 석비보다 규모가 작은 것을 말하는데, 대개는 머릿돌이나 지붕돌을 따로 얹지 않고 비몸의 끝부분을 둥글게 처리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 비는 거북받침돌과 머릿돌을 모두 갖추고 있어 석비의 형식과 다르지 않다. 거북모습의 받침돌은 양식상의 변화로 머리가 용의 머리로 바뀌었고, 물고기의 ..
2023.03.23 -
800살 천안 양령리 향나무의 겨울나기
[천연기념물 천안 양령리 향나무] 안성천의 동쪽으로 약 50m 떨어진 양령리 마을의 동편에 위치하며 주변은 평지이고 민가의 담장이 서편과 북편 2m 이내에 설치되어 있다. 향나무는 약 1,200여 년 전 대홍수가 났을 때 어디선가 떠내려와 이곳에 정착했다고 하며 자식을 못 낳는 아낙네가 이 나무에 치성을 드리면 자식을 낳는다는 전설이 구전으로 내려오고 있다. 굵은 외줄기가 지상 2.7m 높이에 3줄기로 크게 갈라졌으며 60여 년 전 인근민가의 화재로 고사된 가지는 모두 잔가지로 비교적 양호한 반타원형의 모양을 유지하고 있으며 생육상태도 매우 좋다. 이 향나무는 나이가 약 800여살로 추정되며, 높이 9.4m, 가슴높이의 둘레는 3.05m이다. 생육상태와 나무모양이 양호하고 유서깊은 전설을 가지고 있으며,..
2023.03.22 -
눈코 뜰 사이 없다, 구례 화엄사 화엄매
"눈코 뜰 사이 없다!" 천년고찰 구례 지리산 화엄사엔 두 그루의 매화나무 고목이 있다. 화엄사 각황전 옆 홍매화는 붉디붉어 눈길을 모으고, 길상암 앞 연못가 백매는 희디흰 향으로 코끝을 간지럽힌다. 눈코 뜰 사이가 없게 만든다. "구례 화엄사 홍매화" 구례 지리산 화엄사를 찾았다. 화엄사 각황전 옆 홍매화나무가 꽃을 활짝 피웠다. 단청하지 않은 각황전 전각과 어우러져 화려함이 더 도드라진다. 화엄사의 상징적 건축물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불전인 국보 각황전을 뒤로 밀려나게 할 만큼 진분홍빛 홍매화가 고혹하다. 지금 이 시기(3월 중순)를 놓치면 1년을 기다려야 다시 만날 수 있는 매화다. 꽃의 아름다움과 나무의 수형만 따지자면 '국보급'의 매화였다. 구례 화엄사 홍매화는 문화재 지정구역을 확대 지..
2023.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