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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에 물을 주었나?
한때 탐매 여행 한답시고 돌아다닌 적이 있었다. 그러다 순천 조계산 보리밥집 홍매화 자수를 본 후엔 '천연기념물 매화나무"를 빼곤 애써 찾아 다니지 않는다. 순천 선암사의 만개한 선암매 답사 후 송광사로 넘어가는 길에 허기와 땀을 식히러 들린 보리밥집. 물 가지러 갔다가 우연히 부엌 입구 문창에서 홍매화 자수를 만났다. 매화나무 가지에 핀 빨간 꽃망울이 금방이라도 터질듯하였다. 선암사의 선암매가 고목의 기품있는 향기를 낸다면, 홍매화 자수는 산뜻하고 싱그러운 봄을 가득 머금고 수줍게 붉은 꽃망울을 틔우고 있었다. 몇년 후 다시 찾은 보리밥집 부엌의 홍매화 자수는 사라졌다. 이유는 묻지 않았다. 매화에 물을 주었나?
2025.03.04 -
푸근하고 오지다, 청주 삼겹살
"푸근하고 오지다!"[청주 삼겹살] 청주 삼겹살은 특별히 지랑물 또는 지렁물이라 부르는 달인간장에 담가 굽거나 굵은소금을 뿌려 구웠다. 잡냄새를 잡고 육질도 촉촉하고 부드럽게 하는 비법으로 식당마다 전수되었다. 여기에 느끼함을 잡아주는 묵은김치나 파절이를 곁들여 먹었다. 이 셋이 합쳐지며 청주 삼겹살 문화가 되었다.청주 삼겹살의 추억과 향수의 맛은 2012년 쇠락한 서문시장에 청주 서문시장삼겹살거리를 열었다. 서문시장삼겹살거리는 전국 유일 삼겹살 특화거리다. 2012년부터 매년 3월 3일 하루를 삼삼데이로 치러오다 2017년 처음으로 3월 3일부터 사흘 간 제1회 '청주삼겹살축제'로 확대되었다. 2025년 삼겹살 축제는 오는 3월 2, 3일 이틀간 청주 서문시장 일대에서 열린다. 다양한 이벤트와 삼겹..
2025.03.03 -
간짜장을 곱씹으면 추억이 떠오른다
정원반점은 세종시 연기리 대로변에 있다. 노부부와 따님이 운영했던 중국집이었다. 2024년 11월 5년만에 다시 찾았다. 음식을 만들던 주인 할아버지께서 보이지 않았다. 3년 전 돌아가셨다고 한다. 허리가 굽으신 주인 할머님이 대신 주방을 맡았다. 따님이 일을 도왔다. 주인 할아버님이 손으로 뽑는 수타면은 아니지만 첨가제 사용 적은 면으로 만든 짬뽕과 짜장면, 옛 방식의 볶음밥을 맛볼 수 있다. 2024년 11월 천연기념물 세종 임난수 은행나무 답사 후 정원반점을 찾는다. 5년만이다. 휴지를 담은 우유 통, 방석이 깔린 작고 오래된 나무 의자 등 가게 외관과 내부가 변함없다. 따님이 주문을 받는다. 간짜장을 주문한다. 허리가 약간 굽으시고 키가 크신 주인 할머님이 주방으로 들어가신다. 주방에서 ..
2025.03.02 -
보성양탕에는 춘장이 나왔다?
보성양탕은 1959년에 개업한, 오래된 가게였다. 보성새마을금고 본점 오른쪽 골목 안에 있었다. 노부부가 운영하셨다. 상호처럼 양탕(염소탕)과 수육만 판매하는 전문점이었다. 2024년 2월 ‘보성양탕’을 지도 앱에서 검색한다. 검색되지 않는다. 식당 간판 상호에 있던 번호로 전화를 건다. 몇 번의 신호음이 울리고 “여보세요” 하며 전화를 받는다. 연세가 느껴지는 남자분의 목소리다. “보성양탕이죠. 오늘 몇 시부터 영업하시나요?”“이제 장사 안 합니다.”“아, 죄송합니다.” 보성양탕은 더 이상 영업하지 않는다. 2016년 보성 여행 때 맛보고 기록하였던 글을 더듬어 쓴다. ‘양탕(羊湯)’은 염소탕이다. 전남 보성 토박이들이 꼬막만큼 즐겨 먹는 음식이다. 보성 ‘구미 당기는 ..
2025.02.24 -
속일 수 없는 진심은 시간을 넘어 이어진다.
산양식당은 경남 통영시 중앙동 강구안 골목길에 있는 한식 식당이다. 70년이 넘게 영업한 오래된 가게이다. 창업주 시어머니와 시인이자 수필가인 여사장님 뒤를 이어 큰딸이 3대째 대를 잇고 있다. 오래된 현지 단골뿐 아니라 방송에도 알려져 관광객도 많이 찾는 곳이다. 지도 앱을 보며 어렵지 않게 산양식당 앞에 다다른다. 출입문 오른쪽 ‘시인과 곰탕'이라는 부제를 단 산양식당 설명을 읽는다. "강구안 골목은 30, 40년 이하는 명함도 못 내미는 오래된 가게들이 자랑입니다. 개업한 지 3대째, 70년 가까이 되는 산양식당입니다. 곰탕과 통영비빔밥이 주제입니다. 뽀얀 사골국물과 잘 익은 깍두기가 어우러진 곰탕의 제 맛을 오랜 세월동안 증명해왔습니다.” 설명대로 소머리곰탕과 통영비빔밥이 대표 음식이다. 수육, ..
2025.02.17 -
우리나라 미선나무 자생지 첫 발견지
국가유산청에 대한민국 국가유산으로 등록된 미선나무 자생지는 충청북도 괴산군 3곳과 영동군 1곳, 전라북도 부안군 1곳등 총 5곳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되고 있다.(2025년 2월 현재) 천연기념물 14호(충북 진천군 초평면 용정리 산 21-3번지)로 지정됐던 미선나무 자생지 보호구역에서 140여 m 떨어진 초평의용소방대 건물 옆에는 이곳이 미선나무 자생지 첫 발견지임을 알리는 기념비 등이 세워져 있다."우리나라 미선나무 자생지 첫 발견지"세계 1속 1종 희귀식물이자 멸종위기 2급인 미선나무 자생지가 처음 발견된 곳은 충북 진천군 초평면 용정리 산 21-3번지이다. 1917년 정태현 박사가 이곳에서 군락지를 처음으로 발견하고 1919년에는 일본인 식물학자 나카이 다케노신(中井猛之進)이 새로운 종임을 확인..
2025.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