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의 쪽지/충청북도(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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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아침 밥상
[집밥은 사랑이다] 설날 아침 밥상(2020년 설날 아침 남동생네 가족과 함께한 밥상이다. 올해는 코로나 19로 정부에서 5인 이상 가족끼리도 모이지 못하게 한다. 이제 제사는 지내지 않지만, 예전 제사 지낼 때 먹던 음식인 전, 탕국, 나물무침 등이 올라왔다. 졸깃한 소고기, 뭉근하게 끓여진 시원한 무, 보드라운 두부 등을 넣은 삼삼한 간의 담박한 탕국, 콩을 넣어 지은 쌀밥, 양파.당근.버섯 등 채소를 볶고 데친 시금치와 불린 당면, 고소한 참기름 등을 넣어 무쳐낸 잡채, 당근.파.다진 돼지고기.두부 등에 갖은 양념하여 손으로 반죽 후 기름에 부친 도톰하고 고소한 육전, 하얀 동태살에 달걀옷 얇게 입혀 부친 짭짤하고 부드러운 명태전, 아삭하게 씹히는 숙주나물, 졸깃한 고사리, 시쿰한 다진 김치, 알갱..
2021.02.12 -
진천 만뢰산 보탑사 통일대탑과 동지수박
보탑사 삼층목탑.통일대탑(고려시대의 큰 절이 있었다고 전해오는 연곡리 절터에 자리잡은 절이다. 근래에 삼국시대 목탑 건축의 전통을 잇는 웅장한 삼층목탑을 지어 시선을 모으고 있다. 중국을 전탑의 나라, 일본을 목탑의 나라로 부르는 데 비해 우리나라 탑의 주류는 석탑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도 불교가 처음 전래되던 4세기에서 6세기까지 약 200년 동안은 누각 형식의 다층 목탑들이 지어졌다. 그중 가장 대단한 것이 경주 황룡사 구층목탑이었으나 고려 때 몽골의 침입으로 불타 없어졌다. 지금까지 남은 목탑 형식의 건축으로는 화순 쌍봉사 대웅전이나 보은 법주사 팔상전을 들 수 있다. 그나마 팔상전은 임진왜란 때 소실되어 복원한 것이고 쌍봉사 대웅전도 1984년에 실화로 잃어 복원한 것이다. 쌍봉사 대웅전이나 법..
2021.01.23 -
봄맛을 제치다, 겨울 냉이
"봄맛을 제치다, 겨울 냉이" 집 주변 들에서 캐온 겨울 냉이다. 황토빛 흙이 묻은 겨울 냉이 이파리가 푸르고 불그스름하다. 냉이잎 붉은빛은 탄수화물이 지방질로 바뀌어 추위를 막으려는 생리작용이라고 한다. 겨울 냉이는 추위를 이겨가며 땅속 뿌리에 맛을 가득 채운다. 흙을 털어내고 깨끗이 씻는다. 녹색과 붉은빛을 띠는 잎 아래로 잔털이 난 하얀 뿌리가 도드라져 보인다. 입에 넣고 사근사근 씹는다. 씹을수록 은은한 단맛이 입안을 감친다. 겨울 냉이의 단맛은 향긋한 봄의 향을 제친다.
2020.12.08 -
어머니 음식 맛의 시작, 메주 띄우기
깨끗이 씻은 메주콩을 솥에 넣고 장작불에 뭉근하게 삶는다. 밤에도 솥에 든 메주콩은 뭉근한 불기운을 품어가며 시나브로 익어간다. 노란 메주콩이 삶아진다. 하얀 김에 구수함이 묻어 올라온다. 한알 씹어 맛을 보니 달금하고 구뜰하다. 삶은 콩을 으깨고 발로 밟아 메주틀에 넣어 네모지게 성형한다. "된장의 시작, 메주 말리기" 메주틀에 네모지게 성형한 메주를 볏짚 위에 얹어 말린다. 말린지 이틀 지난 메주다. 연한 갈색에서 진한 갈색으로 변하고 하얀 곰팡이가 표면에 생겼다. 메주를 볏집에 묶고 망에 담아 매달아 띄운다. " 어머니 음식 맛의 시작, 메주 띄우기" 3월 장 담그기 전 메주 말리는 모습이다. 가을철 수확한 메주콩을 씻어 불린 후 물을 넣고 삶아 으깨고 발로 밟는다. 메주 틀로 네모나게 성형 후 볏..
2020.12.07 -
작은 나무 한 그루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청주 플라타너스 가로수길" "작은 나무 한 그루" 시내버스 정류장 앞 크고 굵은 플라타너스 나무 사이에 작은 나무 하나가 있다. 플라타너스로 보이지만 확실하지 않다. 심은 건지 아니면 자연적으로 자란 건지도 알 수 없다. 7월경 눈에 띈 이후로 태풍, 폭우가 지날 때마다 살아남았는지 관심을 두게 됐다. 나뭇잎이 다 떨어진 큰 나무와는 다르게 아직 푸른 잎이 많이 남아 있던 10월의 모습과 12월 말 눈 내린 날의 모습이다, 오래오래 잘 자라길 바라본다.
2020.11.25 -
45년 추억을 간직한 김밥은 잊히지 않는다
"사라지는 것보다 잊히는게 슬프다, 기억을 곱씹다." 2020년 11월 4일 기차 시간이 남아 서울김밥집을 찾았다. 라면과 김치찌개, 된장찌개, 칼국수, 비빔밥, 만둣국 등을 판매하였다. 한두차례 찌개도 먹었지만 제천 여행 하면 일부러 들려 김밥을 주로 먹던 곳이다.서울김밥집은 제천남부신협 맞은편 대로변에 있던 김밥전문점이었다. 얼굴 고우시고 친절하신 1940년생 할머님이 45년 영업하셨다. 문이 잠겨 있고 출입문에 영업 종료를 알리는 글이 붙어 있다. 귀도 어두우시고 걸음걸이도 불편하신 주인 할머님이 다른 분들의 이른 아침을 50여 년 가까이 해오셨다. 연세도 계시고 건강도 좋지 않으셔서 오래 하지 않을듯한 예감은 들었다. 불과 10여 일 전에도 먹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아쉬움이 크다. 사라졌지만 잊히지..
2020.11.12